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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May 25. 2019

82 교육 이슈 브리핑 (2019년 5월)

2021 입시 브리핑, 학종 오해 20문답, 미국 대입 트렌드

 ❶ 2021 입시 브리핑


현 고2가 내년에 치를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부분이 달라졌고 어떤 부분을 주목해야 할까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현재 고2가 내년에 치를 입시인)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1학년도 전체 선발 인원은 34만 7447명입니다. 이는 2020학년도보다 419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 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학령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작년과 작년 재학생은 44만 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38만 명 선으로 6만 명이 줄었습니다. 물론 13만 명의 재수생이 있지만, 급격히 감소하는 학령인구로 인해 대학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약 34만 7천 명 중에서 수시로 약 26만 7천 명, 정시로 약 8만 명을 선발합니다. 비율로 보면 수시는 77%, 정시는 23%입니다. 2020 입시에 비해서 소폭 상승 또는 하락했지만, 수시 중심의 입시 체제는 변화가 없습니다.     


수시로 선발하는 약 26만 7천 명 중에서 87%에 해당하는 약 23만 3천 명을 학생부 위주로 선발합니다. 학생부 중심 수시 전형 중에서 구분해야 할 사항이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 전형입니다.


교과로 약 14만 6천 명, 종합으로 약 8만 6천 명을 선발합니다. 숫자로만 보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내신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교과 전형이 대세인 것 같지만, 많은 아이들의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경쟁률이 치열한 수도권 15개 대학으로 좁혀보면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더 많은 학생을 선발합니다.     


논술 위주로는 2020학년도보다 0.3%p 줄어든 1만 1162명을 선발합니다. 선발인원은 소폭 하락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높은 경쟁률입니다. 50:1 80:1 100:1 120:1 누군가는 들어가지만 그게 과연 내가 될까? 전형을 준비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실기/실적위주로는 2020학년도보다 0.2%p 감소한 1만 8821명을 선발하고, 기타(재외국민) 전형으로는 4만 384명을 뽑기로 했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있죠. 스카이캐슬로 촉발된 학종의 불공정함에 대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기 때문일까요? 교육부가 오는 현 고1이 치르는 입시인 2022년부터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시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2021학년도부터 정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전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늘린 정시는 대학들이 하나같이 원래 축소하기로 예정되었던, 논술, 특기자 전형을 정시로 돌리는 묘수?를 부렸다.


서로 만난 적도 없는 대학 관계자들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란 각각이 다 특별한 것 같지만 비슷한 환경에 놓이면 행동양식이 비슷해짐을 알 수 있다.      


이미 수능 위주의 전형이 30%에 육박한 대학들에게,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생색을 낸 교육부, 이를 마치 정시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자극적으로 전달한 언론, 어차피 폐지 수순을 밟고 있었던 논술, 특기자의 인원을 정시로 돌려막기 신공?으로 화답한 대학교. 모처럼 교육부, 언론, 대학교의 화기애애한 사이가 보기 좋습니다~     


또 2021학년도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국가보훈대상자 등을 선발하는 고른 기회 특별전형 선발 비율이 늘어납니다. 2021학년도 고른 기회 특별전형 선발 비율은 약 4만 7천 명으로 작년 대비 0.4%p 증가했습니다. 정원 내로 약 2만 3344명(6.7%) 정원외로 약 2만 4262명(7.0%)을 선발합니다.      


개인적으로 고른 기회 전형은 늘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결과로만 평가하지 않고 환경과 과정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접근하면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장될 수 있었던 인재를 길러낸다면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 것이라고 봅니다. 단, 정원외로 뽑아야 역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❷ 학종 오해 12문답


많은 분들이 아직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학종, 서울대에서 발표한 학종에 대한 오해 20문답 중에서 서울대 지원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만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가 2020 입학전형 설명회 동영상을 입학웹진 아로리에 21일 공개했습니다. 아로리는 지식인이라는 순우리말로 서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입학전형 주요사항’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의 이해’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영상을 기자들이 정리해 놓은 기사들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기사들을 요약해서 쉽게 해 보려고 얄팍한 생각을 했으나... 기사를 봐도 도저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몰라서 그냥 동영상을 제가 직접 봤습니다. 역시 세상은 녹록지 않습니다. 

     

동영상은 다 해서 한 시간 정도 되는 분량인데. 앞의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입학전형 주요사항’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의 이해’ 동영상은 일반적인 내용으로 서울대 지원하려는 분은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볼만했던 동영상이 ‘질문과 답변’으로 서울대 측에서 너무 질문을 많이 받아서 이제 이 동영상 보고 질문 좀 고마해라~ 는 취지의 동영상입니다.

          

총 20개의 질문과 답변이 있는데 서울대에 지원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학종을 준비하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질문과 답변 12개를 선별했습니다.     


1. 모집단위별 반영 교과가 정해져 있나요? - 쉽게 말해 학종으로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국어 점수가 다른 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나?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 이렇게 알고 있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서울대의 답변은 -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교과의 성적이 평가에 반영됩니다. 과목의 내용, 등급,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인원 등을 고려, 원점수와 석차 등급이 표현되지 않는 예술, 체육교과의 성취 내용도 반영된다고 하네요. 기억합시다 학종은 무조건 전과목!!!    

 

2 교과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이 있나요? - 학생부 전체, 자기소개서, 추천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단순 교과 성적순으로 선발하지 않습니다. 성적을 산출하는 공식이나, 보정 점수 방식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학마다 나름의 기준을 있을 텐데, 이게 주관적이라 공개하기 어렵고, 누구를 합격시키고 누구를 탈락시키는 것도 사실 엄청나게 힘든 작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학종의 불신이 커지는 것 같네요.


3. 성적이 꼭 향상되어야만 좋은 평가를 받나요? (우문) - (현답) 떨어지는 것보단 긍정적이다.      


4. 소수인원으로 구성된 과목을 이수해서 석차등급이 다소 낮아지면 평가에 불리한가요? - 고학년이 될수록 수강자가 적어진다는 점을 염두하고, 선택한 과목 수준, 수강자 구성, 인원으로 인하여 단순히 등급이 나빠지는 경우는 충분히 고려합니다. 오히려 성적을 받기 수월한 과목만 이수하여 결과적인 수치만 좋게 받으려 한 경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 학생 자신의 진학 목표를 고려하여 소수 선택 과목을 이수하려는 노력을 보일 때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학종은 상식적인 선에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5. 학생회장 경험이 있으면 유리한가요? - 리더 역할을 한 경험 자체만으로 긍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리더 역할을 할 기회를 얻지 못한 지원자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직책보다 어떤 경험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그런데 현실은 학생회장을 하면 얘기 거리가 많다는 사실.

      

6. 동아리 활동은 지원 모집단위 관련 학문 분야와 일치해야 유리한가요? - 즉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은 방송반에 들면 유리하고, 교대/사범대를 지원하는 학생은 교육봉사를 해야 유리하냐는 겁니다. 이에 대한 서울대의 공식 답변은 동아리의 종류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였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이건 대학들이 누누이 말해도 쉽게 학생과 부모님의 생각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 같은데 아마도 학종의 합격 불합격 기준이 없다 보니 이렇게 해서라도 불안감을 줄이려는 본능이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7. 봉사활동 시간이 많을수록 유리한가요? - 봉사활동의 형식 고려하지 않습니다. 봉사활동의 배경, 과정,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봉사활동은 종합평가의 일부이므로, 무조건 많이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고1 때 봉사 10시간, 갑자기 고2 때 100시간, 고3 때 10시간 이렇게 한다고 유리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8. 학생부 진로희망사항과 지원하는 모집단위가 관련이 없으면 불이익이 있나요? - 1학년 때 작가/문예창작학과를 희망했는데, 2학년 때 유튜버/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준비하다가, 3학년 때 IT 연구원/컴퓨터공학과를 희망한다면? 그래도 괜찮다는 겁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희망은 항시 변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로 이해할 수 있다네요. 학생부에 기재된 직업보다 목표를 바탕으로 길러온 역량을 평가합니다. 즉 어떤 진로를 세웠냐 하는 것보다 세운 진로를 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보겠다는 거죠. 학생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를 위해 공부한 배경, 과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진로희망직업-지원학과 연관성이 적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지원 학과에 합격하기 위해서 반드시 특정 활동이나 결과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9. 자연계열 학생에게‘도’ 독서가 중요한가요? - 이 질문은 인문계는 당연히 독서가 중요하다는 걸 인정하는 거죠. 대한민국 교육과정 목표가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표현력, 말과 글을 수준 높게 구사하려면 독서는 필수입니다. 서울대의 답변을 들어보면 독서는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위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량입니다. 독서 능력이 부족하면 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업을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어느 분야든 폭넓은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 학생을 우수하게 평가. 독서 정보를 더 얻고 싶은 학생은 아로리에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은?”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다음/네이버에 검색해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들이 청소년들이 소화하기에 어렵습니다. 어른들이 읽어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죠. 그래서 독서왕 방송을 기획했습니다~ 

      

10. 각 제출서류마다, 배점이 정해져 있고, 가장 높은 배점은 자기소개서 아닌가요? - 각 서류에 정해진 반영 비율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류는 학생부입니다. 그러니 막판 역전 합격 자소서 200만 원 이런 거 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11.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과목을 인터넷 강의를 통해 공부했다면 자기소개서에 쓸 수 없나요? -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사항은 쓸 수 없습니다. 더 알고 싶어서 한 독서활동, 방송 강좌 수강 등 학습 노력의 내용은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의 학습 경험은 일차적으로 학교 내 교육과정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를 소홀히 한 채 혼자 공부한 기록을 앞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즉 성적이 낮은데 독서, 인강 많이 들었다고 해서 높이 평가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상식적으로 당연합니다. 독서와 인강은 플러스 알파로 하시길 바랍니다. 인강도 프리패스 끊어 놓은 학원 사이트 인강 말고 EBS/KMOOC/TED 정도를 추천합니다.

     

12. 서류평가에서 수능 점수가 좋을수록 유리한가요? - 3개합 7인데 6을 받았다고 해서 가산점이 있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기준 등급보다 높은 점수의 획득 여부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즉 수능 최저는 O X 로만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총 12개의 질문을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이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누가 붙고 누가 떨어지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학종에 대한 문제는 학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신뢰도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일까요. 교육은 사회에서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사회의 투명성, 공정성, 신뢰성이 회복되기 전에는 학종 불신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내 아이가 붙으면 공정해 보이고, 내 아이가 떨어지면 불공정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❸ 미국 대입 트렌드  


우리나라의 롤모델? 인가요? 아무튼 자의 반 타의 반 따라가고 있는 나라 미국, 지금 미국 입시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미국 대입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미국 대학입학시험인 SAT를 주관하는 대학위원회가 ‘역경점수’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역경점수'는 대입에서 소득, 환경 및 교육에서 발생하는 학생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 말은 대입에서 소득,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미비하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영향을 크게 준다면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 잡을 뭔가가 필요한데, 미국이 도입한 제도가 바로 역경 점수입니다.      


SAT는 언어와 수학 영역으로 나눠 평가하는 표준화된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데 수능과 달리 SAT에선 에세이 작성 능력도 평가합니다. 많은 연구 결과 SAT 성적은 부모님의 소득 수준과 상당히 비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교육전문가들은 "SAT와 같은 일률적인 평가로 어려운 환경에서 출발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역경점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미국 입시에서 그동안 학생의 성장환경이나 배경이 활용되었지만, 입학사정관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지, 모든 지원자들을 수치화해서 활용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역경점수는 학업역량 이외에 지역, 가정, 고교 환경 등을 수치화한 점수입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학업을 지속한 학생들에게 일종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대학입학처에 지원자의 SAT성적과 함께 출신 고교와 지역 환경에 대한 정보를 기준에 따라 환산한 역경점수까지 같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학생의 정보를 직접 반영하지 않고, 인종과 민족과 관련된 부분도 없습니다. 지원자의 거주지와 관련된 통계를 활용하고 고교 환경은 출신학교를 토대로 평가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역의 가구소득, 빈곤가구 비율, 편부모 가구의 비율, 고졸/대졸 미만 학력 성인의 비율, 농업계열 직종 비율, 실업률, 범죄율 등 31개 요소를 반영합니다.      


가난한 지역에서 잘 사는 학생의 경우 무임승차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이 자녀를 저소득층이 다수인 지역 학교로 보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역경점수는 100점까지 점수로 나타내고 50점이 평균입니다. 평가된 점수는 대학에만 공지되고 학생을 알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역경점수를 어떻게 반영할 지에 대해서는 대학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대학은 역경점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참 미국은 말 그대로 자유민주주의 나라입니다.      


대학위원회는 지난해 예일대를 포함한 50개 대학에서 시범적으로 역경점수를 적용했고, 올 가을부터 150개교 이상까지 늘린 후 2021년까지 폭넓게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행해보니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서 확대하고 있겠죠?     


예일대 입학처장 예레미아 퀸란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역경점수는 우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동안 다양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에 상당히 기여해왔다.” 


SAT를 주관하는 대학위원회의 데이비드 콜먼 위원장은 “SAT 성적 낮더라도 더 많은 성취를 이룬 학생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며 “부의 불평등이 SAT 성적에 반영되는 것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라고 역경점수를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예컨대 이런 것이죠. 

부잣집에 살면서 특별과외를 받고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1500점을 받은 Alice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본인의 용돈을 아르바이트로 벌고 동생들까지 챙겨가면서 1400점을 받은 David     


우리나라 정시는 무조건 Alice가 붙습니다. 하지만 역경 점수를 고려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죠. 그러나 역경 점수를 활용하다 보면 자칫 역차별을 받는 억울한 아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외국인 쿼터제 때문에 더 낮은 점수의 학생이 합격한 사실을 알고 불합격한 학생이 대학 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일이 있습니다.     


과연 점수대로 자르는 것이 공정한 것일까요? 그 아이의 환경까지 고려한 방식이 더 공정한 것일까요? 만약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분이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미국이 지금의 위상으로 오르기까지 명문대학들이 전 세계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덕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인 미국도 아직 완전한 대입 시스템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란 준비하고 시행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는 것이지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무언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이어지는 획일적인 정답을 찾는 교육과 줄 세우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종을 도입했지만, 불공정, 불확실, 입시 코디라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직업군의 출현으로 다시 정시를 소폭 늘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년부터는 대학들의 예산지원과 직결되는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도 정시 확대 항목이 평가에 반영됩니다. 현장에선 정시 확대가 결국 사교육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 정시 30% 정도는 사실 큰 무리가 없죠. 대부분 논술과 특기자 인원이 정시로 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과연 객관적인 평가인 수능이 대세가 될지, 주관적인 평가인 학종이 대세가 될지, 아니면 제3의 입시 전형이 나올지 개인적으로도 무척 궁금합니다. 입시는 개인의 궁금증을 넘어서 우리의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앞으로도 변화를 계속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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