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7
새들도 지쳐 날기를 멈춘 7월의 낮.
그늘도 없는 아스팔트 위에서 너의 왼손과 나의 오른손은 한 몸인 것처럼 끈적이게 달라붙어있었고, 흐르는 땀은 나의 왼손에서 너의 오른손으로.
서로에게 닿을 적에 공유한 눈빛.
네가 내 어깨에 기대고 내가 너의 머리에 기대어 있을 적에, 웃음은 나누면 배가 된다며 서로의 머리카락으로 마음을 간질거리고. 우리의 웃음은 청량한 여름의 것.
새가 지저귀면 매미가 그에 응하며 울고 거리는 지글지글, 눈 앞이 일렁이는 것은 도심의 열기, 이글대는 아드레날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뜨겁게 치솟던 태양 밑으로 두 그림자 겹치면 선명하게 어두워지는 걸 몰랐던 즐거운 무지의 시기.
빛이 나는 곳에서 찬란해지기보다는 탁해지고, 겹쳐진 부분에서는 부정이 진한 문신처럼 우리를 따라다님을 결코 몰랐던 눈부신 어린 날의 기억.
서로를 탐닉하는데 정신을 빼놓으며 신체의 비밀마저 풀어놓던, 모르는 게 약이라는 문장에 공감해본 적 없던 넌 방만한 마젠타, 난 나태한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