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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알라 Oct 03. 2020

비건 세 달 차

외식, 알아야 하는 진실들


완전 비건을 선언한 지 세 달 차.

처음 한 두 달을 식단에 크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는 먹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동물에 대해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안에서 인간과 자연환경, 그리고 동물은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지 식단만 완전 채식주의로 바꾸고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기에 실생활에서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부터 실천하는 중이다.


비건에 관심 있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Dominion’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주고 있다. 영상을 보다 보면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동물들이 불쌍하니까 먹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안 들 수가 없는데 그만큼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그 (먹지 말라는)마음을 강요한다기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소, 돼지, 닭이 어떻게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지

-우리가 실생활에서 소비하는 덕다운 패딩, 가죽 등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적어도 알고 소비하라는 것이다. 진실은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 하니까 !




채식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여러 질문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어떻게 시작했냐면서 동기를 물어보기도 하고 고기 먹는 걸 어떻게 참냐며 신기하게 바라보는 눈길도 꽤 많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생선구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었고 달달한 라떼는 소확행이었기 때문에 (잡식이라고 하면 어감상 조금 그렇지만..)잡식 식단이 한순간에 채식 식단으로 바뀐 게 나 자신도 놀랍긴 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사람 아니던가-


빠질 수 없는 신체의 변화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이번에도 생리통 약은 복용하지 않았고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한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생리통 약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런닝과 요가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말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약속이 있어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지인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날이다. 장소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는데 메뉴를 하나하나 고를 때마다 내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치킨 샐러드가 아닌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기본 샐러드로 주문을 했고 나는 피자와 크림 파스타를 먹을 수 없어 토마토 파스타를 먹었지만 이렇게 서로 눈치 보는 상황은 정말 달갑지 않단 말이지. (이쯤 되면 생각나는 해외 레스토랑의 비건 메뉴..)

사람들과의 외식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그만큼 집밥에서 큰 힘을 얻는다.


이번 달에는 비건 레시피 영상을 검색해서 맛있는 병아리콩 덮밥을 만들어 봤고 처음으로 베이킹에도 도전해봤다. 매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채소, 과일, 전분 채소, 해조류, 버섯을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한 나날이었고 특히 만가닥 버섯, 양송이버섯 등 각종 버섯에 빠지기도 했다.


맛있는 채식 식당이 많아졌으면 하는, 아니 비건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가 많아졌으면 하는 여전한 바람과 함께 다음 달에 ‘비건 네 달 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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