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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Mar 17. 2022

싫은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실행력: 아이디어 노트 쓰기' 모임 중 '어떻게 하면 할 말 하고 살 수 있을까'라는 토픽에 제가 단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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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주 예전에 저것을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연차가 높아지면서 자신이나 동료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연히 쪼대로 항의하게 되었는데요, 학생시절은 물론이고 회사 5년 차 정도까지도 아무 말도 못하던 사람이어서 근거를 충분히 준비해서 항의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항의를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논리 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조차도 이런 사람이라고 취해 있다 보니 가끔 오만해져서 선을 넘을 때가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이불킥... 반대의 면에서 평생의 트라우마가 생겼어요ㅠㅠ



지금 저의 경우를 적용한 안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그릇이 큰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와 싸우기 싫어서 제가 옳은데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저도 부글부글 끓는데 상대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 주고 있는 제가 너무 싫었어요. '내가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가끔 너무 강하게 행동하다 보니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생기고, 그 상처가 결국 나에게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협상이나 화술 책을 봤는데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결국 경청이나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해주는, 제가 과거에 했던 방법들을 소개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예전에 이미 내가 갖고 있었던 능력인데 나는 '내가 약하기 때문'에 저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해 저것들을 다 버리고 싶어했구나. 과거의 내가 저 책들을 보았고 '이 행동은 그릇이 크고 강한 사람들이 쓰는 스킬이야'라고 생각했으면 그것들을 결코 버리려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은 그릇이 큰 사람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사과하기 싫어도 '나는 저 사람의 잘못마저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야. 언젠가는 저 사람도 알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죠. 표면적으로 보면 과거의 약했던 저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이제는 저 행동이 내 넓어진 그릇과 단단한 마음에서 비롯된, 정말 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전처럼 비참하거나 슬프지는 않습니다. 요렇게 저의 경우를 살짝 두고 갑니다.ㅎ OOO 님의 쪼대로 사는 인생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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