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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Nov 22. 2024

[열줄 소설] 공허의 이유

식탁 위에 있는 갑 티슈를 발로 밀어버렸다.

갑티슈는 퍽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책상 위에 있는 로션을 발로 쳐버렸다.

로션 통은 통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분명히 즐거운 놀이인데,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를 느꼈다.

몇 시간 후, 집사가 중문을 열고 들어왔다.

집사는 “우리 마루, 언니가 늦게 와서 미안해” 하며 나를 안아주고 부대찌개 재료를 냄비에 넣기 시작했다.

나는 식탁 위에 있는 냄비를 발로 밀어버렸다.

“마루우우우우!”

이제야 알았다, 내 마음이 공허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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