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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진짜 인재의 조건

『휴탈리티: 미래 인재의 조건』 박정열

by 재희


AI는 이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상담까지 한다. 예전엔 사람만 하던 일을 이제는 기계가 점점 더 잘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배우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휴탈리티: 미래 인재의 조건』은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다.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미래를 주체적으로 살아갈 인재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력만으론 부족하다: 해석의 힘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자격증 몇 개가 아니다. 더 많은 스킬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바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저자는 기술(talent)과 인간성(humanity)이 결합된 역량, 즉 휴탈리티(hutality)를 제시한다. 단순히 잘하는 것을 넘어서, 무엇을 왜 잘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이 미래의 인재라고 말한다.


기술 역량이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대한 것이라면, 해석 역량은 우리의 어떤 욕구가 얼만큼 충족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것이다. 기술 역량을 재주가 많은 것에 비유한다면, 해석 역량은 지혜가 많은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기술은 빠르게 진부해진다. 하지만 해석 역량, 즉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시대를 관통하는 힘이다. 빠르게 배우는 사람보다, 방향을 아는 사람이 더 오래간다.


기술역량에서 해석역량으로




해석의 시작: 나만의 이유로 일하고 있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외적 보상과 조건에 이끌려 일하지만, 어느 순간 내면의 동기를 잃어버린다. 『휴탈리티』는 묻는다. 당신 안에서 나오는 동력은 무엇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회피한 채 경력만 쌓다 보면, 결국은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는 삶에 갇히게 된다. 결국 나를 움직이는 진짜 동력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이 책은 나의 흥미, 강점, 가치지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자기다움’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성장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당신이 일하는 이유, 무엇입니까?




진짜 경쟁력은 자기 해석이다


『휴탈리티』를 읽으며 얼마 전 읽었던 『정체성의 심리학』이 떠올랐다. 두 책 모두 말한다. 인재의 본질은 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화했느냐에 있다고. 우리는 모두 다양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의미 체계를 만드는 사람만이 진짜 성장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다움이다.


애매모호하고 변동성이 크며, 그렇기에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이 시대를 상대하려면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주체적으로 마주하고 해석하는 힘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나와의 긴밀한 접속이다. 나의 본질인 자기다움을 모르고 세상과 마주한다는 것은 무기와 전략 없이 전장에 나서는 무모한 전사와 같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그 방향은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





책의 저자는 무엇을 할지보다, 왜 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한다. 기술은 곧 사라질 수 있지만, 의미는 남는다.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붙잡고 있는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방향을 제시해준다. 스펙이 아니라 정체성을 다듬고 싶은 사람, 빠른 변화 속에서도 나만의 길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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