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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조삼계탕 May 31. 2024

직장인의 사이드 프로젝트

세상에 당연한 건 없었다

미팅 날짜 : 2024년 5월 19일

미팅 장소 : (명준 혼자) 양재역 스타벅스

미팅 시간 : 오전 10시 30분


역할 분담

세 명의 첫 만남은 4월 27일, 첫 영상 촬영은 5월 1일, 첫 영상 업로드는 5월 12일. 누워서 쇼츠 보기는 무척이나 쉬운데,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할 쇼츠 영상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숏폼 콘텐츠의 특성상 3초 내에 시청 의사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뽑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서, 그게 과연 우리가 원하는 방향일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며 플레이리스트를 떠올리게 되었다. (누군가가 하는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만큼 그 사람이 일을 잘 한다는 뜻이라는데, 유튜버들 존경하게 되었다.)


3명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데, 쇼츠를 3명이서 만들기에는 애매한 것 같고, 숏폼 외에 다른 형식으로 서울을 소개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나온 플레이리스트 아이디어. 일단은 명준, 효경이 숏츠를 다희가 플레이리스트를 분담해서 진행해 보기로 했다. 플레이리스트도 듣는 건 편한데, 막상 선곡을 하려니 제목 선정부터 생각할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작은 것이라도 직접 해보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것 같다.


명준 위클리

토요일, 도저히 끝이 안 보이던 마라톤 결승선을 결국 통과했고 우여곡절 끝에 꿈만 같았던 하프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뛸 때는 순간순간 뛸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하느라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지나고 나니 세상 뿌듯하고 또 끈기를 배울 수 있었던 경험으로 분명 기록될 거 같다. 


처음 10km에서는 도저히 힘들 거 같아 먼저 친구를 보내고 3시간 안에 걸어서라도 완주하자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약간의 쉼을 가진 후 다시 뛸 수 있는 힘이 생겼고 그 힘으로 1km, 1km 조금씩 뛸 수 있었다. 13km부터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그리고 무슨 초인적인 힘이었는지 없던 힘이 나면서 그대로 완주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마의 17km 구간, 그냥 울고 싶었다. 도저히 다리는 안 움직이고 포기하기에는 결승선이 지척이고 또 걷기에는 약간이 힘이 남아있음을 알고 있었다. 마지막 3-4km는 정말 멘탈싸움이었다. 마침 결승선이 보이고 모두가 나를 아는 듯이, 마치 내가 고생한 걸 아는 듯이 응원해 주고 하이파이브해주었을 때는 모든 것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말 그대로 짜릿했다.


이번 마라톤을 통해 3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주위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한 친구가 있어 가능했고 나랑 같은 페이스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뛰는 사람들이 있어 완주할 수 있었다. 아무도 없이 외로운 과정이었다면 완주는커녕 10km도 힘들었을 지도. 두 번째, 힘들었던 만큼 결과는 달콤하다. 점점 치열해지는 세상 속 노력과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마라톤만큼은 정직했다. 이번 완주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완주를 했다는 사실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것이 중요했다. 앞으로 다가올 힘든 순간에 조금은 더 힘을 낼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세 번째, 불가능이 어쩌면 불가능이 아닐 수도.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연말에 풀코스 마라톤을 뛰자는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힘들게 뛰고 완주해도 돌아오는 건 없지만 친구도 나와 같은 성취를느꼈나보다. 그 순간 고개를 저으며 절대 안 한다고 했지만 마음속에는 이미 올해의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무슨 일이든 하다 보면 불가능이 불가능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모든 공식이 부디 앞으로 나의 모든 여정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우리 삼계탕 프로젝트도 웃으면서 상상과 같은 목표를 얘기했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의 자신감은 얻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금 이 순간의 글을 읽으면서 뿌듯해하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잡는다. 삼계탕 화이팅. 오늘 저녁은 삼계탕이다. 


다희 위클리

어제 새벽까지 제출해야 할 자료가 있어 새벽 6시에 잠에 들고, 알람을 맞췄지만 듣지를 못했다. 설마 했지만, 눈을 뜨니 이미 약속 시간은 넘어있었고, 바로 명준님께 연락을 드렸다. 이런 식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러웠고, 소중한 토요일 아침을 이런 식으로 시작하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죄송한 마음을 가진 채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반복되지 않게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밖에!


유선상으로 짧게 미팅을 가진 후, 노션을 더 보기 좋게 정리를 했다. 기존 주차별로 나열을 하는 것보다 '미팅내용(투두리스트)/기획자료/편집자료' 분류로 나누는 것이 앞으로의 업무를 할 때 더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원조 삼계탕의 브랜드 이름은 마음에 들지만, 무언가 부르기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삼계탕을 활용해서 조금 더 부르기 편한 이름이 없을까 생각을 하는 중이다. 투박한 이름과 달리 브랜드 무드는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는데, 함께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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