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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율리아나 Mar 31. 2022

갑으로 살기로 했다

나에게 갑으로 산다는 것

세상은 불공평하다. 나는 태어나길 을로 태어났다. 갑 위에 갑이 있으니, 사실은 언제나 을일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지금의 선택뿐이다.

 보통의 갑은 을이 갑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을이 판단하여 생각하고 신념을 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을이 주체적인 삶을 살며 스스로를 운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갑은 을의 선택권을 빼앗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선택을 하도록 조장한다. 을이 자신의 인생에 주체적이게 되는 순간 갑이 되기 때문이다.

태어나길 선택하진 않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으며 현재 나의 모습이 내 미래를 비치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갑으로 살고자 한다면 지금, 갑과 같이 살아야 한다.  나는 사회적 을로 살아가면서 갑의 조언이 나를 위한 것인지, 원하는 선택으로 유인하기 위함인지 매번 의심할 것이다. 내 인생이 진정으로 끝나는 날은 스스로 선택을 포기함에 있음을 명심하면서, 내 인생에 대하여 갑이 될 것이다.

그 시작은 아마도 편견을 버리고 산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갑으로 산다는 것은 타인에게 소위 말하는 ‘갑질’을 하며 산다는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갑질하지 말고 내 인생에 대하여만 갑으로 살겠다는 다짐이다.

사회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것들은 너보다 내가 어리기 때문에, 너보다 내가 덜 배웠기 때문에, 너보다 내가 능력이 적기 때문에, 너보다 내가 직급이 낮기 때문에 너에게 내가 무조건적으로 순종해야 한다는 편견들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사회를 이루고 있는 어른들의 추태를 봤고 그것이 나에게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들을 보고 자라고 겪으며 확실해진 생각은 어른들도 실수를 하고 나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른에게 실망하면서 그들과의 간극이 좁혀졌다. 그들도 알고 보면 나보다 몸집만 더 컸지 생각보다 대단할 것이 없고 나와 같이 실수하고 치부를 들킨다. 기대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실망할 것도, 어려워할 이유도 없었다.

나이라는 것은 매 해 모두가 겪어왔고 겪게 될 시간이라는 것, 배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그것이 의견이 수용되거나 배척되어야 하는 절대적인 잣대가 아니라는 것, 서로 가지고 있거나 갖지 못한 능력은 비율로 따져보면 동등해진다는 것, 높은곳에 다다르면 낮은 곳에서 보던 시야를 깨끗하게 잊어버리게 되고, 낮은 곳에서는 높은 곳에서 보이는 것들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양측 모두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세대와 계층 간의 간극을 메우기 어려운 이유가 아닐까.

기업의 회장님이던 신입사원이던 교수님이던 동기이던 다 똑같은 타인으로 시작한다. 지금 한 분류와 예시 자체도 너무나 편협해서 비유로 쓰고 싶지 않았지만 지식이 협소해서 대체할 것을 찾지 못했다. 나의 배려를 존중하며 그들의 생각이 교훈이 되고 긍정적인 깨달음이 됨으로 관계는 지속된다. 그 과정에서 어른이 아이가 되는 경우도 생기고 아이가 스승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사람은 존중받고 싶기에 존중한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를 대함에 있어서 무언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을지로 어딘가

대학교를 다닐 때 자신은 매우 현실적이며 자기 생각과 말이 진리라는 듯이 행동하는 교수님이 계셨다. 그는 매사 부정적이고 불평하는 것이 예리한 것으로 착각하는 듯 보였고 학생들의 옷차림 하나, 사소한 행동 하나에 사사건건 지적을 했다. 하루는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내 왼쪽 손목에 채워져 있는 오메가 사의 30년 전 오토매틱 시계가 그의 눈에 포착됐다.

 “야. 너는 무슨 30년도 더 된 고리짝 시계를 차고 다니냐? 심지어 짝퉁 아니냐? 딱 보니까 짝퉁이네 어디서 주워왔냐, 돈 없어?”

 그의 말에 나는 “아버지 유품이라서요. 짝퉁은 아니에요.” 라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

 마치 나의 대답이 강의실에서 날 마지막 소리라는 듯한 정적이 흘렀고 침 삼키는 소리조차 크게 울렸다.

 수업이 끝나고서 친구들은 “너 진짜 말발 장난 아니네 어떻게 그렇게 되받아 칠 생각을 했어?”라고 물었고 “사실이야 정말 우리 아빠 유품이야. 그런데 신경 쓰지 마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웃으며 답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감 없는 진실은 힘을 가졌음을 깨달았고 나의 진실이 더 큰 힘을 갖게 되는 날을 기약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주변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느라고 자신의 아버지를 자랑하지 않거나 혹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푸념하지 못하는 것이 싫었다. 나는 친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즐거웠고, 아버지로 인해 힘들다면 들어주고 위로해 주었다. “그래도 넌 아버지가 살아계시잖아.”라는 말보다는 아버지가 나중에 돌아가셨을 때 슬프지 않을 것 같은지, 지금이 후회가 되진 않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네가 조금 양보할 수 있게 되거나 아버지가 너 마음을 잘 알 수 있게 되어서 꼭 둘이 화해하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사실 나도 이게 잘 안되지만.

 아무리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시계가 아버지의 유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많은 학생들 앞에서 저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텐데. 의외로 나는 저 상황에서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평안했다. 저 말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망언이니까. 그리고 사실은 그때의 나도 그렇게 사려 깊고 개념 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교수님의 당혹스러움이 묻어나는 떨리는 목소리와 행동들이 나에게는 충분한 사과였다.

광회문 청계천

누구나 하나쯤은 자격지심을 안고 산다. 그리고 나 또한 자격지심이 생기는 것을 항상 경계한다. 겪어본 것 중에 가장 힘겨웠던 것은 네가 나보다 낫다는 마음, 네가 나보다 낮아야 한다는 마음이다. 그런 것들도 결국에는 위험한 자격지심이기에 착각이 나를 물들이지 않기를 바랐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자격지심을 파악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 함께하는 시간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성격을 파악하며 그가 보내온 시간들과 사연을 알게 되다 보면, 그에게는 피해야 할 말들이 생기고 조심하게 된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배려하는 관계가 되어야 계속 깊어질 수 있다. 흔히 이런 것을 눈치를 본다고 하는 것일까.

“너한테는 무슨 말을 못 해.”

이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러면, 하지 말아 주세요.

내 경험상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본인이 하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예측하지 못하고 혹은 신경 쓰지 않는다. 영성도 지능이라던 인문학자 윤홍식 님의 이야기가 스친다. 배려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이다. 어쩐지 해도 되는 말인지 아닌지 주저하게 된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주저하게 되는 마음 자체가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라는 증거가 된다.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과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은 마음에 무게를 더한다. 과거에는 지인들이 많아질수록 피로감은 더해지고 하루하루가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나 그 무게를 나누지 않고 내 마음만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이들이 과연 소중한 이들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었다. 배려는 일방적일 때 나를 짓누른다.

내게 깊어지지 못했던, 그리고 내가 깊어지지 못했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쉽게 말해서 선을 넘는 사람들이거나 내가 그의 선을 넘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선과 상대의 선을 파악하는 감각을 키워가는 것이 아닐까. 선을 경계하거나 서로의 선을 넘었을 때 경고를 할 수 있는 사람과는 점점 깊어질 수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싸우지 않는 것’, ‘싸움을 피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다툼이 없고 논쟁이 없는 관계는 고이고 썩게 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감정의 쓰나미로 비롯되는 에너지 소모를 당신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사용한다는 행위가 ‘싸움’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강

‘빈자의 미학’

비움으로서 채운다는 승효상 건축가의 말이다. 빈자의 미학은 언어 그대로 ‘가난한 사람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사람의 미학’을 말한다. 그는 “내가 짓는 집이 옆집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내 소유의 집도 사유재산만으로 볼 수 없다. 집은 절제하면서 주변과 어울리게 지어야 한다", “100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져도 옆 건물이 5층이면 층수를 낮추고 막다른 골목이라면 길을 내줘서 사람들이 다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식이 무조건 옳다거나 무조건 그르다를 판단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너무 얕다. 건축이 맞이하는 상황들은 너무나 다양하고 이해관계는 상대적이기에 오늘의 논점은 이 이야기를 비껴가야겠다. 다만, 승효상의 ‘주변과 조화하는 건축’만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잘 담고 있는 건축 언어가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건축법에는 건축선, 인접대지 경계선이 존재하여 일정 거리 이상을 두고 그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허가가 나지 않는다. 건축에서도 거리 유지는 법정으로도 정해져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건축이라는 행위를 하면 할수록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관계의 행위’라는 생각이 깊어진다. 건축주와 건축가와의 관계, 협력사와 설계사의 관계, 사람과 공간의 관계, 공간과 건축의 관계, 건축과 건축의 관계, 그리고 건축과 도시의 관계.

승효상 건축가의 철학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왔다.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내 마음도 나만의 것이진 않는다. 마음은 서로를 위해 절제하면서 어울리게 다듬어야 한다. 나와 대화하는 사람이 5살이라면 내가 50살이라고 해도 5살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산 아래 낮은 주택, 한강 주변의 높은 아파트 (서울 어딘가)

사람에 대한 글을 쓰고 공개하기 시작한 이유도 내가 건축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단 50년 만에 급속 성장을 이룬 놀라운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속에서 ‘나’의 존재는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은 뒷전인 사회로 보였다.

우리나라 구 도심지를 살펴볼 때 대지를 나눔에 있어서 어떠한 규칙도 없다. 대로변을 중심으로 고층 건물들이 즐비하고 그 뒤로는 낮은 건물들이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도시 단면을 이룬다. 한강 주변에 모여있는 고층 아파트들도 배려가 없는 도시 형태라는 대표적인 증거가 된다. 소외된 낮은 건물들은 시야를 차단당하고 고립된다. 빛나는 사회의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숨은 사회는 권리를 차단당하고 세상으로부터 고립된다.

사람들이 살던 터전을 흔적도 없이 제거하고 새롭게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말해주고 있다. 아버지와의 소중한 유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도 재개발로 인해 사라졌다. 재개발, 재건축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방식이나 속도감에 놀라웠다. 그에 관한 논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기 때문에 모두의 입장에 공감할 수는 없다. 재개발이 나의 삶에 상냥함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기에 사람과 삶을 존중하지 않는 도시 속에서 홀로 자라난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서른이다.

결국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차 깊어진다. 건축물은 공간을 이루어 사람을 담고 사람은 공간에 삶을 담는다. 건축가는 그래서 사회를 분석하고 그것을 이루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하며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이해하기 전에는 타인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가가 되기 전에, 아픈 사회를 이루는 ‘나’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내 아픈 사연을 글에 담아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 사회의 형태를 분석하고 나 또한 그 사회에 속해 있는 개인으로서 겪게 되는 관계들에서 오는 마음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고 내 나름의 ‘갑’으로 사는 방법을 나누고 싶었다.

앙리마티스의 베일을 쓴 성모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선택했던 건축대학원은 내 기대를 비웃듯이 완전한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사물의 단면 혹은 입면을 정밀묘사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에서, 과거에 미대 입시 준비를 했던 경험으로 익숙한 방법으로 소묘를 그려갔다가 교수님께 이런 질문을 받았다.

‘정밀묘사가 뭐라고 생각하니?’

대답할 수가 없었다. 정밀묘사는 말 그대로 사물을 관찰하여 보이는 대로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소묘에는 자신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왜 내 그림에 이런 질문을 받은 걸까’ 하는 고민 끝에 밀려오는 수치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보이는 대로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물체가 가진 껍데기와 객관적인 사실들 뿐이었고 그 사실을 넘어 나만의 눈으로 바라본 물체의 새로운 특성 따위는 찾아볼 수 없기에 그런 질문을 받았던 것이다. 나는 교만했고, 익숙한 방법으로 여느 때보다 좋은 결과를 내려는 꼰대였으며 세상이 그렇다고 하는 사실 이외에 주관적인 의견 따위는 알지 못하는 무지렁이였다.

그때 깨달았다. ‘겸손함’이란 내가 아는 것을 모두 내려두고 현재 주어진 것들이 가진 본질에 집중하는 것, 내가 가진 선입견을 내려두고 그 자체만을 바라보는 것이 나에게 겸손의 의미가 되었고 창의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관계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첫 번째가 겸손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삶의 입면

사람이나 건축이나, 이 세상 자체가 내 편협한 예상을 벗어나는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교만하게도 어떤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 대부분 맞아떨어졌기에 내 마음대로 상대방에게 나만의 편견을 씌웠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 믿었고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많이도 마주하면서 그런 마음기반으로 건축을 하려고 하면, 건축물이 들어설 대지의 상황과 주변과의 관계를 보면서도 창의적인 생각을 형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하여 고민하고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것은 나에게 건축행위의 일부가 되고 있다. 상대방이 가진 환경과 대지의 형태, 상대방의 성격과 대지에 형성되어 있는 지반의 성격, 그들이 하는 말들은 나에게 ‘좋은 건축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힌트가 되고 영감이 된다.

친구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언제나 영감이 된다. 많이 들어주고 나누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듣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유도하지 못한다. 고작 몇 분가량 들은 사연에는 몇 시간, 며칠, 몇 달을 고민해온 시간이 들어있다. 짧은 판단으로 몇 년을 좌우할 수 있는 ‘남의 말’을 내 입으로 내뱉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 질문을 정할 때 답이 정해진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타인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은 의외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내가 최초일 것 같았던 아이디어는 이미 어딘가에서 누군가 시도했음을 알았을 때 막다른 길을 마주하곤 한다. 그렇기에 현대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창조’보다 기존에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개인의 시선으로 해석 한 재창조가 중요해 보인다. 모두가 똑똑하고 영감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창조적인 디자이너로 가는 길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졌던 시선을 벗어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내 생각을 비트는 겸손함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타인의 고민 앞에 내 답이 정답이라는 듯 착각하며 누군가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 내 말이 갑질이 될까 봐 두렵다. 나의 삶에만 갑이 되자고 다짐한 후부터 타인의 고민에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그가 가진 답을 함께 찾고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에게 갑으로 산다는 것은 편견을 내려두는 것이다.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모든 일들과 타인에게 휩쓸려 가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 흐름을 보는 주도적인 삶이 나에게 갑으로 사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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