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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경화 Dec 29. 2017

쿠바를 떠나며

쿠바 아바나에서 멕시코로 이동 - 2015/08/19(수)

숙소에서 나와 리브레 호텔 맞은 편의 작은 식당에서 햄버거로 이른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쿠바에서 탄 마지막 택시는 쿠바에서 타본 자동차 중에서 가장 낡은 자동차였다. 바퀴가 굴러가는 게 신통할 정도로 낡고 오래된 올드카는 야자수가 늘어선 도로를 달려 체 게바라의 얼굴이 보이는 혁명광장을 지나 우리를 공항까지 무사히 데려다주었다. 

낡고 색 바랜 도시, 개발이 덜 되어 잘 보존된 원시의 아름다운 자연, 더딘 경제발전으로 과거 유럽의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거리, 그 속에 사는 다소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사람들, 거리를 달리는 올드카,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바다, 세월의 깊이를 가슴으로 노래하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그리고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쿠바에서의 10일은 너무나 짧았기에 떠나려니 아쉬움이 크다.


아바나 거리의 목각 인형들
아바나의 랜드마크인 리브레 호텔 앞
아바나를 떠나며


이제 우리는 우리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멕시코시티로 간다. 

아바나에서 멕시코시티까지 직항이 없기 때문에 깐꾼 공항을 거쳐서 이동해야 했다. 다시 밟은 깐꾼은 우리가 떠났을 때처럼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날씨는 뜨거웠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비행기 출항이 계속 지연되더니 깐꾼 공항에서 늦은 저녁에야 출발해 새벽 한 시가 넘어서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여행 전부터 멕시코시티의 치안이 심각하게 불안하다는 말을 들어왔던 터라 보다 안전한 숙소에서 머물려고 중급 호텔을 예약했으나 예상치 못한 비행기의 지연으로 예약이 취소되었을까 봐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다행히 작은 방이 남아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노숙하는 불상사는 면했다.  

멕시코 시티에서의 첫 밤이자 우리 남미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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