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종종 행사하는 네 캔에 만원 묶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파울라너는 17세기부터 제조되기 시작되었다고 하니 제법 유서가 깊은 맥주이다. 생산량으로만 따지자면 독일 내에서 8위를 차지하지만 아마 한국에서 독일 맥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일 것이다.
파울라너는 1634년 뮌헨에서 시작된 맥주로 현재는 약 70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가을 뮌헨에서 파울라너도 당연히 큰 텐트를 제공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옥토버페스트의 1리터짜리 맥주. 파울라너 맥주 맞다.
뮌헨 맥주답게 FC BAYERN München 축구팀과도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Weissbier shower라고 독일 챔피언쉽에서 우승할 경우 뮌헨팀은 맥주를 들이붓는 퍼포먼스를 보이는데 이때 사용하는 맥주도 파울라너다. 독일인들은 본인의 출신지역에 자부심을 보이고 지역마다 특별한 것들을 자랑스러워하는데 뮌헨을 필두로 하는 바바리아 지역 출신들은 이 맥주를 굉장히 좋아한다.
파울라너는 우리가 아는 그 한 가지 종류뿐일까?
휴가 차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괴로워했고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억지로라도 잠을 청했다. 파울라너 맥두도 종종 마셨는데 편의점에서는 오로지 한 종류만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담이지만 독일에서 마시는 파울라너와 한국 편의점에서 사 먹는 파울라너는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 아마 제조 환경이 다르기 때문일텐데 현지에서 마셔보는 맥주는 정말 그 풍미가 다르기에 독일에 들르게 되면 꼭 생맥주로 파울라너를 한 잔 마실 것을 추천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배부른 맥주를 즐겨하지 않아서 파울라너의 시그니처인 헤페바이젠은 공복에 배가 고플 때만 한 잔씩 주문해 마신다. 음식을 주문했을 때 이 맥주를 마시면 너무 배가 불러 잘 시키지 않는데, 사실 파울라너는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가 있다.
종류마다 가격차이는 있지만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경우 맥주 한 병당 1유로 선이다. 레스토랑에서 생맥주로 주문한다면 한 잔에 4~5유로 내외로 보면 된다 (500ml 기준)
1. Hefe-weissbier: 맨 왼쪽에 있는 맥주는 우리가 아는 그 맥주. 헤페바이젠이다. 한 병에 167kcal이며 알코올 함유 5.5 퍼센트로 필스너에 비해 도수가 조금 높은 편이다. 독일 밀맥주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시그니처 격인 맥주로, 전문가들은 이를 '걸작(masterpiece)'으로 칭한다고 한다. 마셔보면 정말 깊은 맛의 느낄 수 있다.
2. Hefe-Weissbier (ALKOHOLFREI): 두 번째 맥주는 무알콜 맥주이다. 독일에는 무알콜 종류가 다양한데 무알콜 맥주는 대개 필스너 타입이 많지만 파울라너는 조금 무거운 타입인 밀맥주도 있다. 운전을 해야 하는데 술을 마시고 싶거나 혹은 수유 중인 여성이 술을 마시고 싶을 때는 이 무알콜 맥주를 마신다. 사실 무알콜이라고는 하지만 0.3% 정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기에 아주 민감한 사람은 마시지 않기도 한다.
3. Weissbier-Zitrone: 2.7%로 일반 맥주보다 도수가 살짝 낮은 이 맥주에는 레몬맛이 가미되어 있다. 가볍게 술을 즐기고 싶거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갈증 나는 여름에 많이 찾게 되는 맥주이다. 무알콜 맥주와 함께 레몬맛을 포함한 라들러 타입의 맥주도 독일 맥주 특징 중 하나이다.
4. 3번 맥주와 같은 타입이나 역시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맥주이다.
5. Hefe-weissbier Dunkel: 둔켈(Dunke)은 독일어로 어둡다는 뜻으로 흑맥주 타입이다. 아로마향과 함께 흑맥주다운 묵직한 맛이 특징으로 도수는 5.3%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기네스보다 좀 더 가벼운 맛인 것 같다.
6. Weissbier Kristallklar: 이 맥주는 마셔본 적이 없는데 사과맛과 배향이 약간 나는, 헤페바이젠 보다는 가벼운 타입이라고 한다.
이렇게 파울라너에는 밀맥주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지만 물론 가장 인기가 많은 맥주는 1번 헤페바이젠이다. 하지만 나는 아래에 나오는 맥주를 파울라너 맥주 중 가장 즐겨 찾고 좋아한다.
처음 샀을 때는 특유의 시그니처 병이 아니라서 파울라너 맥주인 줄 몰랐었다. 이 맥주는 무거운 맛을 싫어하지만 필스보다 약간 풍미가 느껴지는 맛을 찾는 나에게 딱인 맥주였다. 향긋하지만 약간의 엿기름이 포함되어 있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혹시 한국에서도 판매하고 있다면 이 맥주를 마셔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