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의 어느 날, 하루 종일 아이 보느라 지쳐있는 내게, 퇴근하자마자 남편이 건넨 말이다. 힘들어 죽겠는데 웬 개떡 같은 소리냐며, 핀잔을 주고 뒤돌아선 내게 남편은 말 한마디를 보탠다.
"거기 보면 맨 마지막에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꼭 내 얘기 같아서. 여보에 대한 내 마음이야"
힘들어 죽겠으니 헛소리 말라고 한 후에, 그 노래를 찾아들었다. 그때부터 지금 7월까지, 내 플레이 리스트엔 꼭 그 노래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고백을 종종 하는 우리 남편. 아주 따뜻하고 로맨틱한 사람인데 나를 만나 점점 지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될 때가 많다. 가끔은 나보다 더 예민하고 섬세한 남편을 어떻게 보듬어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하지만 남편은 늘 내게 신뢰의 눈빛을 보낸다. '당신이 어떤 지랄을 떨어도 나는 사랑할 준비가 되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남편. 그걸 믿고 내가 더 지랄을 떤다. 진짜.
작년 코로나가 기승일 때 남편과의 에피소드입니다. 가을방학의 <사하>는 제게 많은 위로를 줬던 노래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좋다, 라고 생각했던 노래인데 남편이 자기 마음이라고 표현한 가사는 지금 떠올려도 마음이 울컥합니다. 혼자 걷는 줄 알았는데 쭉 함께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