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 유치원 상담 결과에 너무 들떠있었나? 요즘 솔이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들에 마음이 또 무너진다.
솔이는 또래보다 느리고, 조금 더 미성숙하며, 사회적인 언어를 눈치채기 힘들고, 융통성 또한 부족한 아이다. 나와 남편은 그런 솔이도 예쁘고, 그런 행동들 역시 점점 나아질 거라 믿고, 결국엔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환상에 가까운 신뢰를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요즘의 솔이는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장난을 치거나 공부방이나 센터 선생님이 편해졌다는 이유로 무례하게 행동할 때가 종종 있는 듯하다. 선생님들도 내게 피드백을 줄 때는 아마 몇 번을 참고 지켜보시고 말씀해주시는 편이 많으실 것이다.
그럴 때면 나는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잘 가르치겠다고 머리를 숙이고 집에 와서는 솔이에게 미운 말과 속상한 감정을 쏟아낸다. 가슴에 몰아치는 시린 바람을, 솔이에게 칼날 같은 말로 내뱉는다. 이렇게 미성숙한 인간이다. 내가.
그런데 사실은 나도 너무 두려워서 그런 거라면 솔이는 나중에 나를 이해해줄까.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솔이. 혹시나 학교에서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이제 시작인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 마음속에 절망이 가득 찬다. 절망할 것까지야,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저 겪어보라고 말할 수밖에. 마음이 시리고, 속상하고 평온해지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나의 부모님은 내게 어떻게 하셨는지 반추해본다. 나는 나의 부모님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는지 떠올려본다.
단호하게, 그리고 여러 번. 한 번에 알아듣는 아이가 아니니 틈날 때마다 주의해야 할 것들을 솔이에게 말해본다.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 하면 안 돼"
"선생님께 반말하면 안 돼."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
"선생님이 자리에 앉으라면 잘 앉아야 해."
"속상하면 울지 말고 솔이 마음을 말로 표현해야 해."
잊지 않도록 자주 말하고 주의를 주는 수밖에. 그리고 자기 전엔 꼭 안고 말해줘야지. 솔이를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이렇게 부족하고 강압적인 엄마라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