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헬로해피 Jun 17. 2024

마음 풍경

2014 경기노동문화예술제 동상 작품

마음 풍경


자꾸 희미하게 떠오르는 아픈 얼굴을 지우려

종아리가 시큰거리도록 먼 길을 돌아 나선다

너를 건너 나의 뜨거운 심장까지 몇바퀴를 돌아

마음의 다리를 건너본다

그간 무심히 지나쳤던

구석지고 후미진 골목길 곳곳이

내안 한쪽 구석 그자리에 늘 웅크리고 있는 쓸쓸한 슬픔 같아   

텅빈눈빛과 텅빈가슴으로 그길들을 보듬는다.

빈방안에 고독하게 남겨진 나의 쓸쓸이

사람들의 갖은 사연을 다 담은 듯한  거리 곳곳을

내안으로 들여보낸다


더워진 날씨탓인지 식당안에서 밖으로 내몰린 테이블

그곳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삶의 애환을 달래는 사람들

때론 혼자 오독하니 앉아  삶의 희망을 놓칠세라  

맥주캔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

오늘 내게 스쳐지나가는 그 모든 거리의모습들이

나의 빈 방에 들어와 앉아있다


너를 내 중심에서 몰아내고

나의 텅 빈 중심에는 나와 같이 쓸쓸해보이는

그 거리풍경들로 가득 채운다

너를 지나 나에게 다다를때까지

뜨거운 지면의 고통이 심장을 타고 올라올때까지

너를 건너 후미진 골목길 애환들을 보듬고

이제는 제법 울창해진 공원길을 뱅글뱅글 돌아 걷는다

네가 없는 도시의 쓸쓸함과 함께…

매거진의 이전글 환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