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둥바둥 김대리 Dec 12. 2024

[부동산3편]차곡차곡 월급모아 11억 서울집

[#4]그대의 퇴사 고민은 안녕하신가요?



(부동산 유튜버1) : "평택은 고덕단지에 삼성전자가 투자를...앞으로 전망이 너무 밝습니다..."


(부동산 유튜버2) : "돈이 없다고 서울에 투자를 못하신다면, 경기도 광명을 주목 하셔야 합니다. 광명은 거의 서울이라고 봐야 ...지역번호도 02를 쓰고 있고..."


(부동산 유튜버3) :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입니다!!"



흰색 도화지에 순한 양한마리가 얌전히 서있다. 양의 부드러운 흰털은 흰색 도화지와 어울려 늑대의 잇감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늑대는 양의 색이 배경색과 구분이 되지 않아도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그리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처참히 죽인다. 나는 순한 양이다. 그것도 아주 큰 착각과 오만함으로 무장한 양이다. 늑대에게 너무나도 좋은 먹잇감인 것이다.



평택아파트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손절을 단행하였고, 타산지석삼아 선택한 광명아파트 였지만 어찌된게 내가 사는 아파트마다 신고가 갱신에 줄곳 하향세만 타는 모양세이다. 발품과 손품을 판 비율로 보자면 손품이 도적으로 많았다. 손품이라 하면, 유튜브와 부동산책이다. 분명 시키는데로 따라했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 부동산 폭락론자의 말도 듣고, 상승론자의 말도 함께 들으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 결과가 다소 처다.





처제집은 2억 넘게 오르고,

우리집은 1억이나 떨어지고,



평택아파트는 동기형이 나의 정신적인 고통을 배가 시킨 촉매제 였다. 배아픔과 시기심은 무조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그런데 광명아파트역시 처제식구가 나의 정신건강을 더 해치는 촉매제가 또 되어주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는 우스게 소리로 있는 박제된 명언이 아닌 실제 경험에 우러난 명언중에 명언임에 틀림없다.



모든게 원망스러웠다. 유튜브와 책에서 조언한 유튜버 및 작가들을 저주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었겠는가. 그말을 가려 듣지 않고 결국 선택한 나의 잘못이 큰것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마음이 삐닥한 양한마리는 스스로를 탓하지 않고 환경과 주위사람을 탓한다. 그 못난양이 바로 나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매일 매일 고통속에서 잠들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괴롭다.



순간 방향을 잃어 버렸다. 이쯤되니 회사일도 손에 잡히질 않았고, 영혼없이 출퇴근을 반복하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역시 서울은 서울이란 말인가'. 아무리 경기도에서 주목받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뱀이 용이 될수 없듯이, 처제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매수 했음에도 나는 떨어지고 그들의 집은 올라가 버렸다. 정말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인것 같다. 서울 입성의 꿈을 꾸게 된것 말이다.




가만히 앉아서 2억을 벌다


학생시절에는 만원, 십만원도 정말 크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집을 몇번 사고 팔고 하다보니, 부동산 중계비만 몇백만원이고, 세금만 해도 몇천만원이다. 거래 금액은 당연 그 이상인 몇억 단위이다. 처음 평택 부동산을 거래할때만 하더라도,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었다. 살면서 계좌이체로 몇억씩 다른 누군가의 통장에 이체해볼 경험이 얼마나 되겠는가.



무뎌진 돈에 대한 인식 덕인지 탓인지, 왠만큼 집값이 올라서는 만족이 안되었었다. 몇백만원 차이로 실거래가가 찍힌걸로는 돈을 벌었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고, 나의 집과 비슷한 매물들이 몇천 단위의 거래가 차이가 나야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미 몇차례 집으로 상처받은 마음은 쉽사리 회복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 시간은 속절 없이 흘러갔다.



"부동산 폭등"



갑자기 부동산 상승기가 찾아왔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여기저기 20,30 세대들의 '영끌 부동산 투자' 라는 키워드가 미디어상에 떠돌기 시작하더니,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 졌다. 미분양 이라는 단어는 없어져 버리고, 아파트 청약만 하면 경쟁율이 수백대 수천대 일을 기록하며, '로또 청약'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얼떨떨 했다. 이미 낮아진 자존감으로 부동산 시세나 부동산 기사조차도 처다보지 않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하여 우리집 시세를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나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9억"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살면서 근로소득으로 돈을 벌었고, 그를 통해 보람된 삶을 살았다고 자부했던 나에게 이런 순간이 찾아오다니. 가만히 앉은 자리에서 나의 피같은 근로소득을 잃기만 했지, 이렇게 부동산 상승기를 통해 반대로 돈을 벌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매매한 7억에서 순식간에 2억이나 오른 9억에 말이다. 누군가는 '팔아야 돈이지!' 라고 했던가. 그래 팔자. 팔아야 돈이라면 팔자. 그리고 서울로 가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