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답잖은 시
심장이 처음 뛰고서도
열 달은
먹지 않는다.
엄마가 먹으면 아기가 산다
엄마가 굶으면 아기가 죽는다
입이 있어도
먹지 않는다
굶고 태어나
굶지 않으려 살다
일부러 굶기도 한다
굶는 삶
삶는 굶
숟가락을 노저어 갈 힘이 없어지면
곡기를 끊고, 분주했던 입과 혀와 이빨은
굶고 죽는다
탯줄로 살아나
링거줄에 죽는다
굶는 것은 같다
사는 것도 같고
삶의 틈 마다 온기 나는 글을 한 그릇 짓습니다. 그 따뜻한 온기를 정겹게 나눠 먹기 위해 라디오에서 소리로 밥을 짓고 일상에서는 손으로 글을 짓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