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
작은 정원(공용 앞마당)을 가꾸길 좋아합니다.
어떤 씨앗이나 구근은 심어둔 그해에 꽃을 보여주진
않아도 한 두해 쉬다가 꼭 꽃을 보여줍니다.
섭리는 절대자의 의도를 담은 듯한 단어 같아서
이럴 땐 순리의 “마침내”를 느낍니다.
한창 불을 피해, 불을 끄려 달려가는 중에
신발끈 묶고 바꾸자는 분들도 계시는데
순리에 어긋납니다.
꽃은 “순서”를 가려 핍니다.
사람도 그렇겠죠.
세상도.
삶의 틈 마다 온기 나는 글을 한 그릇 짓습니다. 그 따뜻한 온기를 정겹게 나눠 먹기 위해 라디오에서 소리로 밥을 짓고 일상에서는 손으로 글을 짓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