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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와 순서

by 김틈

<순리>


작은 정원(공용 앞마당)을 가꾸길 좋아합니다.

어떤 씨앗이나 구근은 심어둔 그해에 꽃을 보여주진

않아도 한 두해 쉬다가 꼭 꽃을 보여줍니다.

섭리는 절대자의 의도를 담은 듯한 단어 같아서

이럴 땐 순리의 “마침내”를 느낍니다.


한창 불을 피해, 불을 끄려 달려가는 중에

신발끈 묶고 바꾸자는 분들도 계시는데

순리에 어긋납니다.


꽃은 “순서”를 가려 핍니다.

사람도 그렇겠죠.

세상도.

지난 늦가을 심어둔 튤립 구근이 순리대로 기쁨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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