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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Jay Aug 09. 2020

영어 원서를 왜 읽어요?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읽는 재미

영어 원서를 읽다 보면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

누군가는 영어로 글을 읽는 것뿐인데 도대체 뭐가 그리 매력적이라는 거냐 묻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지 못하는 매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천천히 읽으면서 작가와 한 호흡이 되기,

번역가 손을 거치지 않고 작가의 문체를 직접 느끼기,

오리지널의 향연,

영어 표현력 확장하기 등.



얼마 전 <Before Sunrise and Before Sunset> 원서를 읽었다. 사실 책이라기 보다는 영화 <Before Sunrise>와 <Before Sunset>의 대본을 그대로 실어놓은 대본집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영화는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해서 약 14년 전, 막 대학을 입학했을 무렵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딱히 영화를 접할 기회는 없었고, 시간이 흘러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영어 원서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원서를 읽으면서 두 남녀 주인공의 대사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콕콕 박힌 듯했고

어떤 대사는 마음이 절절하기도 했다.

과거에 20대의 내가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대사도 있었다.

그런 부분들은 모두 밑줄을 긋고

책 귀퉁이를 접어두었다.


여운이 남는 몇 가지 대사 중에

꼭 영화로 보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찾지 못했다.

영화 편집 도중에 잘렸는지,

혹은 원서에 추가 구성이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이 곳에 기록을 해보기로 했다.


25 EXTERIOR : STREET - NIGHT

자신이 그 어떤 것에도 특별한 감정을 갖지 못하고

진정으로 가까워 질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CELINE.

그녀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똑똑하지만

'진짜 인생을 사는 것'에 있어선

정작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닐지 두려워 한다.

우리 말로 '입만 살았다'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런 CELINE에게 JESSE가 질문한다.


" Who's to say what's really living? 진짜 산다는 게 뭘까?"


CELINE : "Well. I wonder. That's the big quiestion, no? I think it's easier a life experienced or a life examined. But life examined is life experienced. Maybe if I had none of these stupid artistic presentations at all, I would be looking at the world differently. 

글쎄. 그게 가장 심오한 질문 아니야? 그건 내가 경험하는 삶이거나 타인으로부터 검증된 삶인 것 같아.

타인으로부터 검증된 삶이 곧 내가 경험하는 삶이 되는 거지. 아마 내게 이런 어리석은 가식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다르게 봤을 거야."


그리고 JESSE는 교통사고 당한 그의 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한 순간에 느낀 감정은 바로 'joy'

즉, 즐거움이었다고 한다.

사고가 나면서 그 순간에 '뭔가 내게 일어나고 있다!'는 걸 깨달음으로써 얻게 된 통쾌함이랄까.


여기서 CELLINE은 이런 대답을 한다.


CELLINE : "Yeah, it's like seeing yourself from a third-person perspective. I always feel like I'm observing my life instead of living it. At my grandfather's funneral, even though I loved him, it seemed everyone else was mourning and

I was too busy observing them; each of them was like a paragraph of a book I might write someday, describing every emotion in detail.

그래. 그건 자기 자신을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지. 나는 내 인생을 산다기 보다는 관찰하는 느낌이야. 내가 정말 사랑했던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도 그랬어.

모든 사람들이 애도하는데 나는 그들을 관찰하느라 바빴어.

그들이 언젠가 내가 쓰게 될 책의 한 단락이도 될지 모르지.

그리고 나는 그들의 모든 감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할테구."


"I think I'm always so much more happy with books and movies and stuff. I think I get more excited about well-done representatinos of life than life itself.

나는 책이나 영화같은 것들을 볼 때 행복해. 어쩌면 나는 인생 그 차체보다 인생을 잘 보여주는 책이나 영화처럼 잘 만들어진 것들에 더 흥미를 느끼는 지도 모르겠어."


이 부분은 내가 평소에 참 많이 느낀 감정과 비슷해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대사이기도 하다.

<Before Sunrise and Before Sunset> 원서


어쩌면 내가 직접 인생을 사는 것 보다는

책이나 영화, 혹은 누군가의 입으로 전해들은

'이야기' 형태로 삶을 더 알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상에서 매 순간 제 3자의 눈으로

나와 그 주변을 바라보는 것.

그것을 통해 많은 깨닮음을 얻기도 한다.


사실 'Life examined is life experienced' 라는 문장은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른 문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여러 의미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대사이다.




영어 원서를 읽다보면

우리말로 정확하게 의역이 안 되는 경우,

어떤 의미인지 확실치 않은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이런 순간이 오면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감이 없어지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만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나만의 해석과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정답은 없다.


이 영화에 등장한 토마스 울프가 한 말처럼.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작가는 자신이 겪은 체험을 글로 적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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