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빠의 육아휴직 롸이프 10
복직원을 쓰며
오늘 복직원을 쓰고 왔다. 일주일 후엔 아이들이 방학을 하니, 이제 육아휴직 롸이프도 일주일 남짓 남았다. 5개월이 정말 바람처럼 지나갔다.
매일 출근하듯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단 하루도 집에 그냥 머물지 않았다. 점심 먹을 때만 집에 있었다. 예전에 써 둔 이야기 몇 개를 퇴고하고, 새 이야기를 썼다. 벽돌책 몇 권을 읽겠다는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쓰는 일에 더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엄청 많은 시간을 쓰기만 한 거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 오후 시간은 하교한 아이를 챙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오전은 아이들 등교, 아내 출근 시켜주고, 운동 다녀오면 쓸 수 있는 시간은 3시간 정도였다. 그것도 매일 순도 높게 보내진 못했다.
다시 휴직의 시간을 갖는다 해도 지난 5개월 이상의 생산성을 갖긴 어려울 듯싶다. 나름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휴직 생활을 하면서, 은퇴 이후의 일상을 맛보기 체험한 느낌도 들었다. 물론 그때는 건강 관리하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나겠지만.
이제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학교로 돌아갈 마음의 준비도 슬슬 해야지. 9월의 어느 날, 교실 창가에서 난 1학기의 휴직 일상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여름밤의 꿈처럼 느끼게 되겠지.
휴직 중에 태어난 이야기들이, 세상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