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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Aug 08. 2024

조금.. 싸서 줄래?

어제 저녁 메뉴는 미역국과 삼겹살이었다.
엄마는 육식은 좋아하지 않는 분이었다.
 아니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게 맞다.
상추에 구운 마늘과 볶은 김치 사이에 고기의 부드러운 부분을 감춰서 드렸더니 의외로 맛있게 드셨다.

상추가 커서 절반씩 잘라서 다섯 점을 드셨다.
다 드시고 상을 치우는데 생각하듯 천천히 이렇게 말했다.

"은주야 그거."
"예."
"조금.. 싸서 줄래?"
"왜요, 엄마. 맛있어서 또 먹으려고?"
"응." 구부정한 허리로 엄마는 말했다.
"그럼요. 엄마." 냉동실에 넣으려던 고기를 냉장고에 넣으며 나는 답했다.

엄마도 가끔은 고기가 드시고 싶은가 보다.
내일은 입맛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드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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