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단양에 사는 K씨 저는 요양병원에 계시는 엄마를 뵙고 오는 길이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매번 눈물을 흘립니다. 아픈 동생도 자신이 몸만 아프지 않으면 엄마를 돌볼 텐데 라며 슬퍼합니다. 지난번 출근길에는 요양병원에 면회를 갔는데 힘없이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를 깨워 복숭아와 삶은 밤을 드리고 나왔어요. 집 가까이 계셔서 매일 가다시피 하는데 코로나가 유행이라 면회가 안 된다고 해서 오늘은 간호사에게 떠밀려서 나왔어요. 옥수수를 쪄갔지만, 수간호사님이 드시면 위험하다고 해서 드리지 못했어요. 엄마 이는 튼튼한데 조심하라는 음식이 너무 많은 것도 안타까워요. 엄마를 볼 수 있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하려는 일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포함하고 있는지도 알아요.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한번 해보고 싶은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To 어머니와의 한달살이를 계획하고 있는 K씨 어머니를 모시고 한달살이를 계획하는 K씨는 참 용감한 분이십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은 해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우리들 일상이 너무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혼자 부모 돌봄을 하는 경우 사회생활에 제약을 주기도 하니까요. 동생분과 함께 어머님을 모시는 한달살이는 가족 모두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줄 것입니다. 헤어져서 그리워하며 우는 것보다는 같이 일상을 꾸려나가며 의지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가능하면 먼저 1박 외출 신청을 해서 집에 모시고 오면 어떨까요? 서로가 시간을 두고 준비 기간을 가진다면 한달살이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집안에 설치하거나 준비해야 할 안전장치는 없는지에 대해 의논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거주할 방에 침대가 있다면 우선 안전봉을 설치하셔서 침대에서의 낙상을 사전에 방지하시면 좋겠습니다. 방바닥에는 미끄럼방지 매트를 깔아두는 것을 권합니다. 또한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실 경우 자력으로 앉거나 일어나기 힘들 때 지지를 해주는 안전 손잡이 설치를 권해드립니다. 요실금이 있어서 밤에 자주 화장실에 가야 한다면 침대 옆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간이 변기를 두시면 낙상 예방에도 좋습니다.
어머니께도 미리 한달살이에 대해 말씀하셔서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 집에 가면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으신지, 미용실에 가거나 대중목욕탕에 가고 싶지는 않은지, 새 옷을 사러 쇼핑을 하고 싶으신지, 만나고 싶은 친구나 지인은 계신지를 여쭙고 당신이 사랑과 존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마음속으로는 집에 가고 싶지만, 자식들을 힘들게 할까봐 진심을 말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익숙한 요양병원 생활에 비해 집에서의 일상이 불편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요양병원에서의 루틴을 숙지하셔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머니와의 한달살이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식이 뜻을 모아 어머니와의 한달살이를 준비한다니 저는 함께 기뻐하겠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남을 어머니와의 추억만들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한달살이의 첫날이 너무 기대됩니다. 다음에 어머니와의 에피소드를 꼭 들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