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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대유감 Nov 26. 2023

4. 한국어 강사 왜 해요? (2)

박봉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강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꼽씹어보면 한마디로 '재미있다'. 중고등학교 때 운동만 해서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외국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 꽤나 비현실적이었다. 지금도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그냥 배우고 있을 뿐이지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이 없어서 수준은 거북이걸음처럼 지지부진하다. 


처음 한국어 강사를 하게 된 이유는 매우 간단한다. 아는 누나가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데 그 누나의 말을 듣고 무작정 시작했다.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돈도 벌면 어느 정도 생활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지만 사실 나의 목표는 외국에서 1-2년 생활하면서 한국어 강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경제적인 부분은 내 관심 사항은 아니었다. 


실제로 나는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외국에서 1년 정도 살다 왔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외국에 나가서 살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진짜 어떻게든 됐다. 그렇게 1년을 살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대학교 어학원에 취직한 후 3년 정도 수업을 하다가 다시 외국에 나가고 싶었고 KOIKA(코이카)에 지원했다. 최종합격까지 하고 교육을 기다리는 중에 코로나가 터졌다.... 당시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결국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다른 목표가 생겨서 최초의 목표는 뒤로 살짝 미뤘지만 몇 년 후에는 다시 외국에서 한국어 강사를 할 생각이다. 다시 '재미있다'로 돌아가면 2가지 면에서 한국어 강사는 꽤나 재미있다. 첫째, 외국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니 그냥 재미있다. 한 반에 15명 정도 있는데 70%는 대학 입학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30%는 취미로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중국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요즘에는 확실히 일본, 서양 학생들이 더 많아졌다. 


다양한 국적이 모여 한국어로 이야기하다 보면 어색하고 답답한 경우가 확실히 더 많다. 급수가 올라갈수록 수업에서 할 내용이 많아져서 수업을 하는 나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좀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성인이라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의 한국어 강사도 꽤나 기대된다. 


둘째는 한국어 수업을 준비하면서 한국어에 대해서 나도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국 사람들이 이상한 문장을 쓰면 '아... 내 영어가 저렇겠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한국어를 이해하면서 외국어에 대한 이해도 많아진 것 같다. 학생들이 가끔 정말 뜬금없는 질문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이런 걸 왜 궁금해할까?'라는 생각과 '설명하려면 나도 다시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어 강사를 왜 하냐는 질문에 오늘은 간단하고 짧게 글을 썼는데 글을 쓰면서 다음에는 좀 더 자세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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