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30 스얼레터 #436
어느 날 밤 아이와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아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어떤 일을 해?”
그러고 보니 아이는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진 잘 알고 있는데,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들은 적이 없더라고요.문제는 이게 아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한다고 설명해야 하지?’ 저도 말문이 막혀버렸거든요. 무엇보다 6살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말해줘야 할 텐데, 뭐부터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아이는 아마 그날 아침 새벽까지 랩탑을 붙들고 일하는 제 모습을 보고 궁금해졌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 고민할 수 없어서 결국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응, 엄마는 세상에 없는 걸 만들려고 하는 멋진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해”
아이는 과연 이 답변으로 궁금증이 풀렸을까요? 하다못해 제 스스로 납득되는 대답이었을까요?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엉터리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업무상 처음 뵙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제가 스얼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말씀드리곤 하는데요. 사실은 6살 아이도 이해할 만큼 명확한 핵심은 놓쳤던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됐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가 왜 이 일을 하는지까지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여러분이 하시는 일을 어떤 관점에서 설명해 주실지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 오늘도 고민하는 지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