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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세호 Apr 07. 2023

뒷모습

  내가 떠나기로 결심한 날을 기억한다. 

당시 나는 가슴에 담기도 벅찬 무언가를 가득 안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를 터미널까지 배웅해 줬다.


우린 버스정류장에서 악수를 나눴고 내가 손을 풀고 잠시 뒤에 아버지가 내 손을 놔줬다.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고 자리에 앉았을 때 문득 불안이 엄습했다.


벅찬 무언가가 자리에 앉는 동시에 넘쳐흘러 기대가 불안이 될 때 뒤돌아 정류장을 봤다.

아버지가 멀뚱히 서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이내 안심이 되어 출발 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그랬기에 나도 좋아하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뒤돌아보지 않고 가던 길을 가도 좋고 

뒤돌아 봤을 때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봐주는 것도 좋고

 다시 돌아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조금 더 이따가 출발할게"라고 말해도 좋다.


나의 아버지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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