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view #13, D.P., 김보통-NETFLIX
제가 복무했던 부대에는 군견이 있었습니다. 군견은 말 그대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훈련받은 개들을 말합니다. 군견병들과 짝을 이루어 부대 내외를 순찰하고 지키는 것이 그들의 주된 임무입니다.
그들과 우리가 아는 개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은 웬만해서는 짖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짖을 때는 오직 거수자(거동이 수상한 자의 줄임말)를 발견했을 때뿐입니다. 다행히 제가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외부인이 침입하는 사고가 일어난 적은 없어서, 군견들이 짖는 것을 들어보지 못한 채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군견이 우는 것은 딱 한 번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구슬프고 서럽게 말이죠.
병사들이 2년이 지나면 전역을 하고, 간부들이 정년을 채우면 퇴역을 하는 것처럼, 군견들도 나이를 먹거나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어지면 퇴역을 하게 됩니다.
저희 부대에도 그런 처지의 군견이 한 마리 있었습니다. 안타까웠던 점은, 나이도 나이지만 임무 수행 중에 다친 상처가 낫질 않아 결국 퇴역을 시키는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죠. 불명예스러운 퇴역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 늙고 지친 몸을 이끌고 마지막 임무를 마친 다음 날, 퇴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밤으로 기억합니다. 모든 불이 꺼지고 다들 잠에 들 무렵, 어디선가 길고 얇은, 흡사 늑대와 같은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단 번에 그 울음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밤에 이어지던 서러운 곡소리도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났고, 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숨죽여 울었던, 그때의 기억이 문득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