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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 do rough Oct 05. 2021

+29, 마지막 순간

이 순간을 기억해

어느덧 시간은 빠르게 흘러 마지막 면접만을 앞두게 되었다.


여러분이 만약 이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설레거나 들뜨는 기분일까, 혹은 긴장되고 두려운 기분일까. 아니면 그저 무덤덤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까.


놀랍게도 내 기분은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을 듯하다.




간단히 안부 인사를 건네며 시작된 면접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무난하고 평탄하게 끝나는 듯했지만, 면접관의 마지막 질문은 조금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래요,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어때요?”


여태껏 어떤 질문이 던져져도 당황하지 않았으나, 그 질문에는 나도 모르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 잠깐의 침묵. 그 침묵이 곧 질문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음…”


감회라. 참 먼 길을 돌아왔다 싶기도 하고. 이 돌아온다는 선택이 반드시 맞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괜히 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흩트려놓는 질문이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들리는 그 놈의 울음소리. 메아리가 치듯 온 건물을 울리는 진동으로 나에게 전달되는 그 소리.


그래, 그 소리를 따라서 지금까지 온 것이니까.


“그러네요. 더 잘 살아 볼게요, 이번에는.”




후-. 


면접장을 나온 뒤 가장 먼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떠한 후회나 아쉬움도 담기지 않은, 후련하다는 의미의 한숨이었다. 솔직하고 떳떳했으니, 이만하면 됐다 싶었다. 나는 그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찬찬히 한 걸음씩 내딛으며 집으로 향했다.


그러니 부디, 즐겁고 짜릿한, 그래서 행복한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기를.


쓰-임.






     『앞뒤로 30날』은


삶의 크고 작은 분기점의 앞뒤로 3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을 마주하고 마음을 다 잡는 솔직한 고백이자 성찰의 기록입니다. 매일 남은 혹은 지난 날짜를 체크하며, 주제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앞뒤로 30날을 기록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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