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루 do rough Oct 06. 2021

+30, 질문과 대답들.

요즘 잘 지내시죠?

Q.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쓰임새를 찾았나?

A. 아니, 못 찾았다. 아니, 안 찾았다고 해야겠지.


Q. ‘그’와는 어떻게 되었나?

A. 여전히 그는 내 방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함께 출근해서 그는 쓰임새를 찾고, 나는 회사에서 쓰이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요즘 들어 말 수가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그 외에는 다를 것이 없다.


Q. 반복되는 삶이 지루하지는 않은가?

A. 당연히 지루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쓰이는 만큼 쓰기 위해. 지금껏 60편이나 쓰지 않았나.


Q. 쓰임새를 찾을 계획은 없나?

A. 지금은 확실히 없다. 그가 나 대신 열심히 노력 중이기도 하고, 굳이 내 쓰임새를 찾고 싶지도 않다. 지금도 충분히 쓰이고 있는 것 같으니, 어떻게 더 쓰는 삶을 잘 살아낼지 고민해야 한다.


Q. 그럼 다른 계획이나 목표는?

A. 음… 아, 잠시만요.




인터뷰를 하는 중이니 잠시 와줄 수 있냐고 그에게 물었던 것에 대한 답장이 왔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그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아 터지고 말았다.


A. (이어서) 죄송합니다.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별다를 것 없는 삶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대신, 목표는 하나 확실한 게 있죠. 이렇게 되지 않는 거예요.


나는 인터뷰어에게 대답 대신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 휴대폰 화면에는 그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정신이 없다.”


인터뷰어가 실소를 터뜨리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조금은 긴장이 해소되는 긍정적인 느낌.






     『앞뒤로 30날』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화를 마지막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앞뒤로 30날을 기록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9, 마지막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