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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라 Jul 23. 2019

무의식 이야기; 첫 번째 상담자

미움에 관하여 ...

미움에 대하여....


많은 세상 사람들이 참고 견디면 스스로를 착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상대가 죽이고 싶도록 미우면 

'네가 그랬으니까 내가 이렇게 당신을 미워하는 건 당연해'

하면서 나의 미움은 당연시 여기고 상대의 미움에는 분노한다.

그녀는 미움을 속으로 참고 견디며 미움을 표출하지 않았기에 

스스로를 '착한 사람'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참고 견딘다고 해서 그 미움이 사라질까?

그럴수록 미움은 점점 더 커져 얼음 같이 냉정한 마음으로 자리 잡고 만다.

진짜 미움은 상대의 마음을 절대 이해해주지 않는 냉정함이다.

그 냉정함은 부메랑이 되어 내 마음조차도 절대 이해해주지 않게 된다.

그녀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숨기게 되었고

버림받은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커져 갔다.


표면적으로 볼 때는 상순님이 피해자로 보이나 

마음의 세상에서 본다면 그녀가 남편을 가해하고 있었고

되려 남편은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었다.



아무리 남편이 화를 내도 웃으며 받아주는 아내도 많다.

하지만 조상 대대로 약자로 억눌려 참고 살아왔던 

경험 정보가 많은 사람일수록 분노 즉 공격성의 살기가 엄청나게 커진다.

따라서 타인이 조금만 화를 내도 과잉 반응하게 된다.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상대에 대한 미움과 살기가 극에 달한다.


가해자를 청산하는 방법은 나의 약자 마음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수치스럽고 열등한 마음이 올라올 때

버림받을까 봐 두려울 때,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을 때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올라오는 마음을 상대에게 표현하면 된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고, 버림받을 까 봐 두렵다고....


부모의 불화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식들이었다.

그녀의 아들은 늘 사는 게 힘들다 했고 

행복 즐거움 사랑과 같은 감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의식이 전쟁터 그 자체로 보였다.

늘 부모가 싸우는 모습만 보았기에 

인간관계를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관계보다 

공격하고 공격당하는 피해자 가해자 혹은 강자와 약자의 세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 대인관계에서 늘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학교에 가서도 늘 두려움 속에 떨다 보니

아들은 인생이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상순님 생활 속에서 올라오는 가해자 마음을 얘기해 보세요.."

"병원에서 환자들이 징징거리고 힘들게 하면 죽여버리고 싶어요.
그리고 조금만 내 뜻에 거슬리면 너무 밉고 죽이고 싶어요...."

"그 마음이 올라왔을 때 어떻게 하세요?"

"그냥 힘들고 짜증 나서 모른 척 지나가요..."

"그건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다 무시하는 거예요. 
그게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하는 마음이에요.
그럴 때는 일단 환자분에게 일단 내 마음을 표현하세요.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면 돼요."

"할머니 그렇게 자꾸 말씀하시면 저 힘들어요. 
조금 있다가 간호사 불러서 주사 놔줄게요 조금만 참아보세요.
이렇게요."

"또 어떤 경우에 마음이 많이 올라오세요?"

"애들한테 많이 올라와요. 아침저녁으로 배고프다 하면서 징징거리고
늘 먹을 것을 찾아요. 다리도 아프다고 하고... 일도 힘든데 저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어떻게 하세요?"

"아 알았어.. 하고 짜증 내 거나 그냥 참아요..."

"또 참으시네요...
일단 아이의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 주셔야 해요.
이렇게요. '우리 아들 오늘 학교에서 많이 힘들었어? 어디가 아파?
우리 귀한 아들 다쳐서 엄마가 속상해. 엄마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그리고 나의 마음을 표현하세요.

'엄마 오늘 힘들게 일하고 와서 많이 피곤한데
아들이 밥부터 찾으니까 엄마 속상하고 섭섭해...
우리 아들한테 버림받은 거 같아.. 엄마 많이 사랑하지?
그러면 배고파도 엄마 오늘 힘들지 않았어요? 하고
엄마 안부 먼저 물어봐줄래? 엄마도 너한테 이해받고 싶어' 


그녀는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 몹시 어색해했다.

지금까지 삶에 지쳐 마음 따윈 무시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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