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며
사리아를 지나서였던가, 영어도 잘하고 자기 주장이 아주 뚜렷했던 어린 일본인 친구 유야를 만났다.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면 침묵을 견디지 못해 서로 뻔한 질문들을 나누게 되는데
길에서 일본인을 만난건 단 2번뿐이어서 둘에게 모두 똑같이 했던 질문이 있었다.
일본에서 산티아고길이 잘 알려져 있냐? 여기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 라는 것이었다.
유야의 대답은 아주 명쾌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장기간 해외여행을 가고싶은데 이 길을 걷는게 저렴하다더라.
가지고 있는 돈은 적고 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기에 이곳에 왔다.
산티아고가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같은 목표를 가진 여러 나라의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하나의 공통점이 서로를 끈끈하게 묶어준다. 길에서 낯선이를 만나도 경계하지 않고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산티아고길의 경비는 1km당 1유로이다.
800킬로를 걷는다고 하면 800유로.
1킬로당 1유로는 정말 기본적인 금액이다.
며칠동안 걷는지 일정에 따라 금액은 꽤나 달라지기 때문에 기간이 짧을수록 경비는 적어진다.
나는 34일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고 어떤 사람들은 25일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하기도 한다.
실제로 길에서 만난 한국분은 정말 빵만 먹고 주구장창 걸어 내가 사용한 경비의 1/2으로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ㅠ_ㅠ/ 하지만 그건 너무 슬프다. 그분 스페인에서 먹은게 오로지 빵과 파스타뿐이었다.
언제 구입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
저가 항공권의 경우 미리 구입해야 저렴하지만 환불이 힘들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나는 몇달전에 나왔던 대한항공 할인항공권을 80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구입할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당일 오후 파리에서 생장근처의 비아렛츠까지 저가항공권을 추가로 구입했다.
숙박 5-10유로
식사 15-20유로
하루 평균 20-3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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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달 600 - 900유로
그외 생필품이나 의약품 구입시 추가로 사용
세탁기 사용시 비용 추가 (세탁 + 건조 5유로 정도)
식사의 경우 사먹지 않고 직접 해먹으면 경비가 훨씬 줄어든다.
근데 문제는 1인분을 해먹기 위해서는 남은 식재료를 메고 다녀야한다는것이다.
혼자 밥을 해먹어야할경우 냉동볶음밥을 여러번 먹었는데 꽤 괜찮았다. 마트에서 냉동볶음과 계란6개들이를 구입해서 볶음밥에 계란 2-3개를 넣어서 볶아서 저녁, 다음날 아침에 먹고 나머지 계란을 삶아서 걸으면서 먹었다.
하지만 갈리시아 지역에 들어서서 알베르게에 조리기구가 없어서 음식을 해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점심 저녁을 매일 20-30유로를 사용했다. 마지막 산티아고에서는 먹는게 지겨워질 정도로 먹고 또 먹었다. 저녁마다의 타파스바 투어는 중독이다. 결국 식비때문에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슬픈 이야기. 음식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다시 가더라도 똑같을거같다.
역시 여행에 남는건 음식과 사진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