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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이목 May 24. 2024

젤리, 젤-리

손거울을 들고선 입을 쩍 벌려본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에 말캉한 촉감

그것은 목구멍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기포 하나 없이 응축된 작은 젤리

달큼한 향기를 한껏 들이키다 보면

그 부드러움 속에 폭 갇히고 만다


젤리는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른다

비좁은 통로를 따라 깊숙이 파고드니

진통은 혀뿌리에서 가슴까지 퍼져간다


점차 진하게 달라붙는 향기의 농도에

혹 내 본연의 체취를 잃게 될까 두렵다

이미 젤-리에 단단히 체해버렸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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