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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17. 2021

애정 하는 나의 일

용기 세포야 고마워!

이십 대 후반. 여자 사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많은 말들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은 역시나 MD!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 까? 늘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걸리버보다 긴 여행을 떠나기로 유명했던 나는 3년간의 긴 방황 끝에 정착했다. 이곳에.


졸업 후 취업까지 3년간,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보며 진짜 직업을 갖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생각보다 괴짜스러운 부분이 있는 사람이기에, 왜?라는 생각을 배제하고는 살 수 없는 사람이더라.

그래서 직업을 고를 때도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WHY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MD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 꽤 복잡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 직무를 우연한 계기로 경험하게 되었고, 그때 만난 사수님은 내 손을 꼭 잡으며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꼭 해보라고 도전하라고 용기를 주셨다. 하지만 우리 삶은 드라마가 아니니 번번이 눈앞에서 기회를 놓치기 반복이었다.

좁고 높은 취업 문턱에서 더 버틸 자신이 없어 취준을 마무리하며 큰 규모의 광고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취업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아서, 나의 관심사는 취미생활로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에 적응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아쉬움이 컸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 주말에는 계속 인적성 공부와 자소서를 놓지 못했다. 야근이 많은 직종이어서 주말에 온전히 쉬어도 피곤함이 느껴졌는데 오히려 그때 자소서와 인적성을 썼던 주말은 나를 채워주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마음으로 일하는 건 속해있는 팀에도 좋지 않겠다고 생각되었다.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라는 패기로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고,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그렇게 퇴사를 했다.

따로 연락해주시며 업계에 관심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말씀해주신 실장님의 따뜻한 위로가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다시 돌아온 취준 시장은 더 냉랭했다.

(취준 시절에 썼던 우울한 글)


그렇게 쓴 고비를 마실 때 즈음 지금의 회사를 만나 운 좋게 원하던 직무와 원하는 업계로도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저마다의 타이밍이 있다고, 막연하게 믿었던 내 믿음이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시간을 빠르게 지나갔고 벌써 아이템도 바뀔 만큼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바뀐 팀은 더 좋은 환경이라, 많은 결정들을 직접 하게 된다. 이제 시리즈 기획도 술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기회들이 주어지고 있어 요즘의 회사 만족도는 200%!


사람들은 왜 소비를 하지? 우리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일까? 

그럼 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아이템 군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과 어떤 차이점이 있지? 등등 머릿속을 채우는 수많은 생각들.


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함을 해결하며 차곡차곡 쌓여가는 내 경험들을 들여다볼 때면 뿌듯함에 맘이 벅차기도 하다. 

이제는 일에 대한 걱정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많아졌고, 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 즐거운 시기에 과부하 걸리지 않도록 취미생활도 놓치지 않고 잘 해내야지!


출근하는 날 아침,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라면 회사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렇겠지? 


부디 직업을 결정하는 시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힘든 시기에 온전히 많은 경험과 생각으로 본인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면 좋겠다. 

생각보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크고, 그 스트레스가 나를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일 성취감과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이 소중한 경험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길 바란다.


어렵고 긴 시간 속에서 포기하지 않아 준 나의 용기 세포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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