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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ra Kim Nov 21. 2019

엄마 아닌 나로 살아가기 2탄

얼마간은 걷잡을 수 없이 힘든 시간을 보다.

리고

시간이 그저 흘러가도록 바라보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이것도 진실이고, 저것 역시 진실이었음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내가 진심이었던 것만 긍정하기로 했다.

상대를 내 식로 살라고 강요할 순 없는 일이므로

그 역시 받아들였다.

타인 역시 순간 내 앞에서는 진실했고, 진심이었다고 긍정하면 내 마음이 조금 나았다.

내가 그에게 그랬듯이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진짜는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가짜와 진짜는 그래서 다른 것이므로.


무엇보다 내 잘못도 많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욕망덩이리다. 욕심도 많고, 드러나고 싶고,

지기 싫어한다. 그리고 이기적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갖는 데 관심이 많지만,

하고 싶은 말을 참지는 못 해왔다.

그러니 앞으로는 인내가 줄 카타르시스도 배워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내 스스로 미숙한 게 많은 인간임을

스스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나니, 견딜만 해졌다.

집을 꽉 채우고 있던 짐을 버리고, 덜어내며,

복잡해진 머릿속 비워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장 시급한 것과 중요한 것들을 바로 잡아보았다.


그 가운데,

첫째가 폐렴으로 아팠다.

고열로, 먹지 못하고 일주일을 아파했다. 입원을 했다.

그 와중에, 내년에 5세가 되는 첫째의 유치원 결정으로, 아이의 발달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시간 머리가 아팠다.

남편의 바쁨으로 혼자 곯머리를 앓았다.

대원칙을 잘 세우고, 세상의 속도와 타협할 지 말 지,

타협한다면 어디까지 할 것인지도 잘 생각해 보기로 한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잠잠히 하고,

결단을 중단했거나, 잘못한 것이 있다면

다시 바로잡아보기로 한다.


삶을 단순화 시키자.

한정된 시간과 싸우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어디있을까.

그러니 욕망을 하나씩 내려놓자.

그리하여 실천할 것들을 써보기로 한다.

당장에 실천가능한 것은 실천하자!


1. 반찬은 좀 사먹자. 사먹어도 맛있으며, 건강에 큰 해가 되는 일이 생기지 않은 한, 이건 용인하자.

  비용으로 따지면, 결국 네 식구가 다 먹지 못하고, 요리를 해서 버리는 양이 허다하다.

  재료를 사서, 손질하고, 요리하고, 냉장고를 수도 없이 정리하고, 그리고 버리고, 워워 내려놓자.

 당장 실천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어제 저녁에 그리하여 아이들과 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2. 정리벽에 대한 강박, 대청소는 축제이다, 매일 스트레스로 많은 양을 하지 말자!

 넘쳐나는 짐들을 재배열하는 것만큼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어디 있을까.

그래서 안 쓰는 물건부터 버리기로 했다. 솎아내기를 시작한 것.

어제는 안 쓰는 침대, 아이 책상세트, 서랍장, 화장대를 버렸다.

이후 하루종일 집안일 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로 했다.


3. 어제와 다른 나, 자존감과 삶의 만족감 높이기.

  죽어도 1시간은 독서하자. 그리고 열 줄 이라도 좋으니 글을 쓰자. 생각을 정리해 두자. 하루를 기록해두자.

  나의 삶의 진보, 나아감을 느껴보자.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자. 나는 인간관계에는 큰 특기도 없거니와, 나의 발전에 집중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더 큰 즐거움을 줘왔음을 상기해 본다.


4.  Killing time 으로, 감정소모하는 아무나 말고, 축제의 만남을 하자.

 현재로써는, 관심사가 비슷하면서도 삶의 모델링이 될만한 JY 와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성장하는 나와 너에 대한 대화의 내용을 미리 생각해두고, 서로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이 만남을 기획하자.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자. 월1회 영화도 반드시! 꼭! 보러가자. 아이들과 뮤지컬이라도 보러 가자! Something new가 주는 즐거움을 간과하지 말자.


5. 남편을 육아에 참여시키자.

평일, 통상 남편의 귀가시간이 12시, 토요일 6시 퇴근, 일요일도 반나절 정도밖에 아이들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아빠와 아이들과의 시간이 너무 적다. 진지하게 이 부분에 대해 대화하자. 36개월 첫째에게 부부의 대화는 좋은 모델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 부부가 대화하는 시간이 너무 적다.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6. 외로운 시간을 많이 갖자.

나는 관계 안에서 안정을 찾기 보다, 혼자서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만들어 가는 데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때론 관계가 주는 편리함이나 안정감에 대한 욕구도 있지만, 지금 내가 우선적으로 갖고싶은 것은, 나의 원칙과 나의 색깔을 찾는 것임을 안다. 그러니, 여기에 먼저 시간과 노력을 쓰자.


7. SNS와 멀어지기

단체톡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핸드폰 멀리 하기. 꼭 필요한 정보만 습득해, 머리를 단순화 하기


8. 운동과 다이어트,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운동까지 하기엔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한 나를 너무 괴롭힐 것 같다.

일단 첫째가 4시에 하원하는 내년 봄 이후로 미루자.

대신 저탄고지 식단은 되도록 지키도록 하자!


많은 욕망이 부딫히는 소리가 난다.

아이를 잘 키우는 엄마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싶다가,

적은 양이어도 매일 나만의 공부도,

커리어도 쌓아가고 싶고.

보통사람, 초엄마로서 혼자 허덕이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나와 상대는

좋은 사람이었다가,

다시 나쁜 사람이었다가,

다시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런 가치들 앞에 서성이느라 시간 낭비하기 보다는

그냥 지금은 단순해진 나 자신의 삶을 살기로 해보자.


그리고

변치않을 가치, 중요한 것을 분별하는 힘을 기르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

오늘도 내게 가장 좋은 도움을 줄

책을 읽자!

가장 우선시 되는 가치의 자리로 돌아가 머무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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