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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날 Aug 24. 2022

이 세가지만 지켜도 직장에서 '좋은 사람'

 사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직장에서 꼭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부터가 다른 사람들의 평은 잘 신경쓰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도 그렇게 크진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만 지키면 적어도 뒷담화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 같은, 누군가에겐 '저 사람 참 괜찮더라'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내용이고 누군가에겐 참으로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첫번째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간단하고 당연한 내용 같지만 사실 이것을 잘하는 사람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보통, 사람은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본인은 자기얘기를 별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라도 상대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맞아맞아, 그런데 나는~'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상대의 말을 잘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다. 상대가 '나는 이번 여름휴가로 괌에 다녀왔어'라는 말을 했을때, '오 정말 좋았겠다! 나는 제주도 다녀왔어!'라고 말을 하고 이후 본인이 제주도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경우, 정말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짧은 사회생활이었지만 나는 이런 경우를 정말로 많이 봐왔다. 대화는 하고 있지만 무언가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이런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의도치않게 상대의 말을 끊어버리고 내 이야기로 전환시켜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유형으로는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때 머릿속으로 본인 할말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여럿이서 특정 주제(여름휴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데 제가 고민이 있는데요..'라며 너무도 갑작스럽게 주제를 전환해버리는 것이다. 그 고민 주제가 차라리 기존 주제(여름휴가)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모를까, 정말로 뜬금없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봐왔다. 본인이 관심 없는 주제로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눌땐 아예 '참여'를 안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이런 유형의 사람을 좀 더 겪어보고 알게되었다. 정말로 다른 사람의 말을 안듣고있던 것이었다. 이런 유형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히 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단 것을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머릿속에서 질문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거나 말하고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아 조용히 딴 생각을 하는 경우에는, 상대는 오히려 이 사람이 내 말을 잘 들어주고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나부터도 그러지 못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달았고, 위의 두 가지 행동을 하지 않고 잘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상대의 이야기가 모두 재미있을 수는 없고 가끔은 귀찮고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잘 들어주는 사람은 참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살펴주기 위해 궁금하지 않은 것을 물어봐주는 것, 내 이야기를 하고싶지만 한 템포 참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나올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있다고 생각이 될 때, 상대에 대한 신뢰와 편안함이 생기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한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 것이다. 일전에 신동엽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누군가(A)가 자신에게 'B가 요즘 너 뒷담화하고 다니더라~'라는 말을 자신에게 전하면, 본인은 B가 아닌 A와 거리를 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같은 맥락이다. 정말 너무너무 친한 친구가 '너 남편 바람피더라' 정도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면 사실 대부분이 굳이 전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이다. 설령 B가 A에게 내 욕을 했을지라도, 그것이 단순히 푸념이나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면 전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사실을 전했을때 내가 B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 외에는 달라지는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B가 했던 말을 100% 똑같이 전할 수 없기 때문에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 왜곡과 공백은 나의 상상력이 채울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내가 더욱 확대해서 받아들이거나 오해를 할 여지가 다분하다.


말을 전하지 않았을 때의 장점보다는 말을 전했을 때의 단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말을 전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전달한 말로 인해 불화가 발생하면 아마 말을 전달받은 사람은 '말을 전달해준 이'를 탓할 것이다. 너가 괜히 말을 전해서 우리 사이만 나빠졌다, 너가 말을 이상하게 전했다, 이간질하는 것 아니냐는 둥의 불똥이 튈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누굴 욕한 것이 아닌 '00이가 이런 말을 했다더라'와 같은 말을 전할지라도,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나의 해석과 왜곡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하다보면,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쟤는 말을 참 잘 전하더라'와 같이 소위 입이 싸다는 인식이 생기게 될 것이다.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이런 당신을 멀리할 것이고, 괜찮지 않은 사람들만 당신의 말을 듣기 위해 모일 것이다. 나의 생각이 아닌것, 다른 사람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지 말자. 그런것들이 쌓여서 나의 이미지가 되고 평판이 된다. 그리고 결국 출처는 밝혀진다.


마지막으로, 습관적인 뒷담화를 하지 않는 것이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뒷담은 필수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나도 누가 나의 욕을 하고 다닌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전달 받으니 기분이 매우 나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직접 당사자에게 그 말을 듣기 전까진 못들은 것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였고, 나의 욕을 하고 다닌 사람을 조용히 멀리하는 것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사실 뒷담화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하지만 뒷담화만큼 상대를 위축시키고 기분 상하게하는 것도 없다. 사실 뒷담화의 내용을 들어보면, 절대적으로 나쁜 사람들은 드물고(그래도 정말 가끔 또라이 같은 사람들이 있긴하다), 대부분 당사자들끼리의 문제, 태도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물론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나와 안맞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나에게 아주 심하게 인격적으로 모독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괴롭힌 것이 아니라면 서로 그렇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적으로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하는 관계인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 사람도 누군가에겐 '친구'이고, '좋은 사람'일 것이다. 당신이 험담하는걸 들어주는 상대가, 당신이 욕하는 그 당사자와 친할 수도 있다! 그리고 험담을 듣는 상대는 알게 모르게 당신에 대해 '이 사람은 험담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고, 언젠가 그 험담의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당신에게 거리를 둘 수도 있다. 누군가때문에 정말로 억울하고 화가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말 믿을만한 사람에게만 말하자. 적어도 같은 회사 사람들에겐 되도록이면 말하지 말자. 내 뒷담이 당사자에게 들어가길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사실  세가지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위의 세가지 모두를  지키는 사람을 떠올려보면(ex 중간에 말을 자르고 자기 말만하고, 내가  말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하고, 조금만 기분 상해도 상대의 뒷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 저런 사람은 정말로 가까이 하고싶지 않다고 모두가 느낄 것이다. 저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돌아보고 노력해야한다.   가지 사항은 스스로가 되새기지 않으면 소홀하기가 매우 쉽다.  이야기를 하고, 남의 말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 흉을 보는 것이 순간적으로는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왠지 이야기를 공유하는 상대와  돈독해지는  같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것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돌아봐야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 내가 되고,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끼리끼리는 사이언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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