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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크 타이프 Jan 12. 2023

[서평]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

혼자서 가볍게 시작하는 일상 드로잉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자신의 세계 밖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둔해졌다. 대신 자신의 세계 안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러한 시대 맥락에서 그리기(drawing)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서점가에는 취미로서의 그리기를 안내하는 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기주 작가의 새로운 책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는 취미로서의 드로잉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동기와 기술을 제시한다. 그리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어설픈 ‘처음’이 있으며 그 시간을 지나 오랜 인내를 통해 그리는 재능이 생겨난다고 말이다. 좀 못 그린 내 그림도 기꺼이 봐줄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책은 다섯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마음 트레이닝’(챕터 1), 초간단 도구 준비하기(챕터 2), 기초 연습(챕터 3), 일상 드로잉 쉽게 그리는 법(챕터 4), 복잡한 풍경 쉽게 그리는 법(챕터 5). 이 중 나무나 사람, 자동차 따위의 일상 드로잉을 쉽게 그릴 수 있는 요령과 풍경 그리기 요령을 제시하는 네 번째, 다섯 번째 챕터가 이 책의 핵심이다.



아울러 저자는 책 속에 있는 350 여 개의 그림을 차근차근 그려보라고 제안한다. 하나의 스케치북을 마련해 빼곡히 스케치를 그려나가다 보면 한 권의 스케치북을 그림으로 꽉 채울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작가의 유튜브, ‘이기주의 스케치’ 채널 영상을 참고해 함께 보면 더욱 이해가 잘 된다.


이 책이 조금 특별한 점은 ‘그리기 치트키’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자주 그리는 대상들, 이를테면, 나무, 사람, 자동차, 동물 등을 자신만의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습관처럼 그려볼 것을 권한다. 눈에 보이는 형태를 곧이곧대로, 똑같이 그리려 하기보다는 단순화하여 특징만을 살려 심플하게 그리는 것이 그리기 치트키의 핵심이다.

MIKE TYPE



책을 훑어보며 때로는 책의 그림을 따라 그려본다. 어설픈 그림 실력이 ‘재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제나(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무엇으로든(any-tools)” 틈틈이, 매일 10분씩 꾸준히 그려보라는 작가의 조언을 포스트잇에 써 책상 한 모퉁이에 붙여놓았다.


책을 그냥 읽고 덮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실천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새삼 놀라운 것은 이 책의 내용을 따라 차분하게 끄적끄적 그리다 보면 자기 혼자 얼렁뚱땅 그려보는 것보다 훨씬 그림이 잘 그려진다는 것이다. 막연했던 그리기의 감각이 조금씩 체화되면서 그리기 재능이 조금씩 쌓이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마음만을 잠시 들썩였다 이내 사라지는 자기계발서의 내용에 취해 동기부여만을 반복하기보다는 차라리 드로잉 책을 읽으며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 새해의 다짐이 단단하게 종이에 새겨지진 않을까. 단,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어떤 그림을 그리든, 시작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완성할 것. 그리다 그만두는 것도 습관이 되면 '재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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