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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 Apr 05. 2021

뻔하지 않게 프로모션 하는 방법

마케팅 프로모션

잘 되게 만들어드립니다.

잘 안 되는 건 하지 않습니다.

같은 의미인데도 다르게 느껴지는 말이다. 최근에 소셜에서 이를 활용한 재밌는 광고를 하나 봤다. 광고주를 타겟팅한 대행사 홍보 광고였다.

비자인 광고 크리에이티브

시즈널한 이벤트에 맞춰 타겟 pain point를 잘 건드렸다 생각했다.

사실 기업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들 알고는 있다. 신축년 연초에는 어서오소. 할인 받고 새해 복 많이 받으소. 3-4월에는 봄맞이 이벤트 해봄 같은 메세지들을 내보내는 게 천편일률적이란 걸.


신규 가입 프로모션, 1+1 할인 프로모션,  반값 할인 프로모션, 0원 프로모션, 고객 감사 프로모션... 매일같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프로모션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팔릴 만할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시장의 문제를 완전히 혁신적으로 해결해내는 프로덕트가 아닌 이상 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해 프로모션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번 하는 프로모션이지만 명분 따지고 구색 맞춰서 홍보하는데 대중적인 이벤트만 한 게 없는  또한 사실이다. 이면 벚꽃 사진이, 연말연초에는 해돋이 사진이 소셜에 올라오듯 매년 반복되는 이벤트엔 모두의 암묵적 합의가 다. 적어도 이 기간에는 프로모션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 따져 묻기보다는 다들 어느 정도 수긍하고 본다.


공통 이벤트에 엮어서 프로모션을 해야 하는 이유 이제 어느 정도 알겠으니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 회사,  회사 다 하는 프로모션 말고 좀 더 재밌고 후킹 되는 걸 만들고 싶다면 마케터는 how와 what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오늘은 이벤트에 맞춰서 구색 있게 프로모션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벤트나 공휴일이 기입된 달력이 있다.

봄여름 가을 겨울, 추석, 설날... 만약에 누가 이걸 보고 여기 나온 그대로 준비해야겠군. 생각하고 프로모션을 만든다면 1차원적인 것 밖에 나올 게 없다.


이 이벤트들이 내가 팔고 있는 상품/서비스와 어떻게 어울릴까? 뭘로 엮어야 할까? 한번 더 꼬아서 생각하면 좀 더 발전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다음의 예시를 통해 한번 살펴보자.

이벤트 : 연말 연초
상품 : 객단가 3-40만 원 상품
이벤트 : 봄
상품: 객단가 0원 상품

프로모션의 성과는 참여율(브랜드 인지도 및 호감도 상승)/ 구매전환율(매출 상승) 뭐가 됐든 둘 중 하나를 만족한다면 유의미한 결과일 거라 생각하며, 위에서 말한 이벤트와 상품을 어떻게 align 해야 할까?




연말 감사 세일.

봄맞이 대폭 할인.

혹여나 이런 프로모션을 기획한다면 여러분은 평소와 비슷하게 고만 고만한 성과를 올릴 확률이 크다. 별달리 임팩트가 없으니까. 


이왕 하는 거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해보면 재밌는 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 가령 나는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이벤트 : 연말 연초 회사생활 신년운세보기 MBTI
경품 : 운세 결과마다 그에 맞는 객단가 3-40만 원 교육 상품 추천
(*해당 상품 할인 쿠폰 동시 지급)
이벤트 : 봄이 왔으니 꽃길만 걷자! 객단가 0원 교육 상품 당첨 인원을 위한 응원 댓글 이벤트
경품 : 유사 상품 할인 쿠폰&유사 분야 전문 서적
추가혜택 : 객단가 0원 상품 다음 기수 사전 알임 대기 신청


늘 그렇듯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는 허들이 있기 마련이고, 위에 구상한 기획안 또한 다음과 같은 취약점이 있었다.


일단 MBTI 형식을 개발하려면 유관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다 엎어지기 다. "겨우 프로모션 한번 한다고 개발을 한다고요?"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니까. 어쩌다 완성돼도 연말 연초가 지나가버릴 수 있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다.


그래서 Typeform이라는 상용서비스를 활용해서 제작했다. Typeform으로 MBTI 만드는 방법은 검색해보면 자세히 나오니 생략하고, 일단 하고자 마음먹으면 2주 만에도 버젓한 MBTI 하나가 나올 수 다.

 

다음으로 댓글을 받아서 활용하는 문제가  수 있는데 "우리 플랫폼엔 댓글 기능이 탑재돼있지 않은데" 이 또한 typeform을 활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구현할 수 다. 실시간 댓글, 베스트 댓글 같은 기능은 보여주지 못하겠지만 쓸만한 댓글을 취사선택해서 상품 페이지에 적당히 녹일 수 있다.


프로모션 페이지를 통해 받은 응원 댓글을 포털 댓글처럼 디자인화해서 상품 페이지 하단에 넣으면 사용자들은 "생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렸네. 이 상품 진짜 좋나 봐" 생각하고 상품을 다시한번 둘러보기 마련이다. 그렇게 객단가 0원 상품은 다시한번 바이럴 되며 빛을 발한다.




개발 없이 두 개의 프로모션을 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러닝을 얻었다.


전자는 여타 프로모션 중에서 가장 참여율이 높았다. 그 이유는 MBTI라는 소재 자체가 워낙에 referral이 잘 되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테스트가 재밌으면 사용자가 해당 링크를 카톡 창에 공유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자동으로 바이럴이 일어난다.


평소 트래픽이 아무리 낮은 플랫폼이라도 MBTI, 거기다가 연말연초라는 바람과 '운세'라는 불씨까지 만나면 소셜을 통해 확산되기 쉽다.  MBTI 테스트를 만족스럽게 한 고객들 중 몇몇은 낙수효과처럼 결과값에 추천된 상품을 클릭하고 구매하게 된다. 모수가 많을수록 낙수효과는 당연히 커진다.  


후자는 상품을 홍보하는데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를 별로 힘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상품 홍보/판매에 활용하기 위해 돈 주고 체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 후기받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심지어 이건 프로모션 참여 방법으로 받게 되니 비용이 세이브된다.

새 출발을 뜻하는 봄과 꽃길이라는 테마, 누군가의 꿈을 응원해준다는 선한 영향력은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 덕분에 첫 번째 출시한 상품은 판매 기간이 끝났지만 양질의 응원 댓글을 통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된다. 


동일 상품을 한번 더 판매할 계획이 있다면, 다음 기수 수요조사 알림 기회를 부분적으로나마 혜택으로 넣어보는 것도 좋다. PMF(Product Market Fit)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수요조사뿐만 아니라 동일 상품이 어떻게 추가되면 좋겠는지 어떠한 지점이 보완됐으면 좋겠는지 고객 의견을 구체적으로 받을수록 다음 상품 판매가 성공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처럼 상품/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통 이벤트의 특성을  잘 엮어보면 마케팅적으로 활용할만한 거리가 정말 무궁무진하다.





프로모션은 잘만 하면 브랜딩 및 구매 환에 제대로 기여한다. 그러니 우리 상품/서비스에 어떤 프로모션이 어울릴지, 어떤 이벤트를 어떻게 엮어서  무슨 톤 앤 매너로 말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건 중요하다.


해마다 돌아오는 시즈널한 이벤트들이 아무리 많아도 잘 연결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김동도 느낌도 재미도 없어서 뻔하게 묻히는 프로모션이 아니라 사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내는 프로모션. 그게 바로 우리가 구색 있게 프로모션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렴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이왕 해야 하는 프로모션,  잘 안 되는 것보다 잘되게 하는 걸 만들어내고 싶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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