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
동물 울음소리 플랩북. 소의 "음메~" 울음소리에만 엉엉 울던 아이. 나는 100일때부터 아이에게 플랩북과 사운드북을 다양하게 갖고 놀 수 있도록 노출했다.
뭐든지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에는 책을 물고 빨고 놀 수 있도록 해줬다.
원칙은 낭독CD를 들려주지 않고 옆에서 직접 읽어주며 눈맞춤과 스킨십을 함께 하는 것이다.
책과 함께 하는 순간의 감정, 정서를 엄마와 함께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기억하게
해 주고 싶었다. 결국 오래 기억하는건 감정이니까.
아기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소리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냈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들의 경우에는 소리의 높낮이나 의성어 의태어의 리듬감, 그리고 따뜻한 부모의 목소리와 스킨십 이 모든것들이 언어적인 자극이고 정서적 안정이다.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이 재미있다기보다 책을 재미있게 느끼는듯한 엄마 아빠의 감정이 전달되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책은 수단이고, 본질은 부모와의 교감이며 놀이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아직 어린 아기들은 이렇게 엄마아빠가 재미있게 읽어주거나 자신이 조작할 수 있는 플랩북이나 사운드북에 흥미를 갖는다.
나는 주로 몸을 사용하며 책을 읽어줬다. 표정과 동작을 사용해너 동화구연을 하듯이 읽어줬다.
에릭칼의 <아빠 달님을 따주세요>책을 읽어줄 때는 아빠가 사다리를 타고 달까지 올라가는 파트에서,
'올라가요'라는 단어를 계이름 '도'에서 '솔'까지 반복해서 들려주며 손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며 읽어줬다.
ex) 올라가요(도) 올라가요(레) 올라가요 (미)~올라가요(솔) '내려가요'라는 단어를 말할 때는 반대로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반복해서 읽어줬고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보여줬다.
ex) 올라가요(솔) 올라가요(파) 올라가요 (미)~올라가요(도)
아이에게 동요를 많이 들려주라는 이유, 의성어 의태어(ex:깜짝깜짝, 우르르르, 쿵쾅쿵쾅 등)를
많이 들려주라는 이유가 이러한 것이다. 아기에게 언어는 멜로디와 박자놀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아기들을 위한 책의 경우에는 같은 말이나 어구가 반복되어 운율을 느낄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언어능력 향상의 시작은 다양한 노출과 자극이다.
전집을 사 줬는데 아기가 책에 관심이 없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렇게 온갖 표정과 목소리로 재미 있게 읽어주거나 아니면 단행본으로 사운드북이나 플랩북을 몇 권 노출해보기를 추천한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흥미거리가 다양할 수 있기에 엄마가 정한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가 책에 관심없다고 포기하지는 않기를.. 아이가 아직 좋아하는 책을 못 찾았을 뿐이다.
내가 육아할 때(Latte)에는 블루래빗과 애플비가 유명했는데 요즘은 또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것 같으니 부지런히 찾아보길 바란다.
아기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책에 있는 글을 토시하나 안 틀리고 잘 읽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기가 책을 장난감처럼 재밌게 여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림을 짚어가며 "얘는 표정이 왜 이럴까?무슨일이 있었을까?" "이건 뭘까? 주인공 표정이 왜 슬퍼보이는 것 같아?" "속상해보인다 그치?" 이렇게 이야기하듯이, 대화하듯이 책을 매개로 소통하면 된다.
언어는 말과 말이 만나는 스킨십
도산 노인복지관 봉사자 소통 스피치 교육 나는 스피치 강사로서 사람들의 발표능력 향상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그리고 수강생이 발표하기전에 하는 내가 해 주는 말이 있다. '못해도 괜찮습니다' 스피치 피드백을 할 때도 칭찬을90%하고 보완할 점은 핵심 한두가지만 추려 10%로 전달한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어른도 발표가 어렵다. 아이들은 어떨까.
편안해야 마음이 열리고 입이 열리고 말이 나온다.
아이는 언제 편안할까. 의미 있는 대상과의 애착관계가 튼튼할 때 편안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애착관계의 기본은 스킨십이다.
스킨십은 눈맞춤에서 시작한다. 나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아이가 하는 말에 다가가 귀를 기울여주고,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아이가 했던 말을 되풀이 하는 반영적경청방법을 사용했다.
여기서 반영적 경청방법이란, 말 그대로 상대방의 감정과 말을 거울처럼 그대로 반영해서
똑같이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다음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다. 1. 맞장구를 치고, 2.상대방이 했던 말의 핵심을 다시 말하고, 3. 공감해주는 순서로 답하는 것이다. [맞장구-되풀이-공감]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나 오늘 친구랑 교환일기를 쓰기로 했어" 했을 때, "아~ 그래"(맞장구) "교환일기를 쓴다고?"(되풀이) "재미있겠다! 엄마도 어렸을 때 친구랑 교환일기 쓰면서 참 즐거웠어"(공감)
이렇게 하면,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기분좋게 신나게 자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대화가 잘 되는 부모는 반영적 경청방법을 사용한다.
어린 아이들은 인과관계가 분명한 놀이를 좋아한다. 자신이 말을 했을 때 엄마나 아빠가 그 말을그대로 따라해주면 주고 받는게 느껴지기에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어한다. 말하는 것이 재미있어지면 언어지능이 쑥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부지런히 따라다니며 상호작용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루에 딱 30분만이라도, 아니 10분이라도. 휴대폰을 보지 않고 아이 눈을 바라보며
퀄리티타임(Quality time)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정서적인 안정은 말을 만드는 그릇이고 말이 나오는 통로이다.
아이의 입 밖으로 말 한 마디가 나오기까지 부모의 사랑과 정서적 안정이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아이가 말할 때 까지 기다려주자
3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며 말이 많이 늘었던 우리 딸. - 아이가 어릴 때는 입력기능만 잘 작동해도 충분하다.
입력은 듣고 이해하는 것이고, 출력은 자신의 입으로 말을 뱉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에 가서(1가지) 기저귀를 가져오세요(1가지)' 했을 때
아이가 그 지시사항(1+1=두가지)을 이행한다면 충분한 것이다.
더 어린 아가들의 경우에는 '주세요' 했을 때 주는것(1가지)만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영유아검진을 받을 때 아이의 언어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는 지시사항을 듣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괜찮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아이의 언어가 출력이 되기까지는 각자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주위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주세요' 말하기 전에 엄마가 먼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재빨리 준다면?
아이는 '주세요'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말 안 해도 엄마가 주니까.
어느정도 말이 트이기 시작했다면,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기다리자.
아이의 언어출력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엄마의 말을 부지런히 들려줘야 한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지금 이 상황을 중계방송하듯 말로 풀어서 전달하는 것이었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면서도,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네. 엄마가 지금 부엌에서 보글보글 찌개를 끓이고 있어.
뜨끈뜨끈한 두부랑 맛있는 밥 냠냠 먹자'
그리고 주의할 점 ! "말해봐" 하고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말하길 강요하면 어린 아이들도 부담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일 없어보여도 아이의 머릿속에는 충분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들었던 단어를 다시 재조합하느라 말할 수 있던 단어도 어느순간 안 하고
또 새로운 형태의 단어나 구절을 말하기도 한다.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라
- 나는 아이가 아기때도 유아어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맘마' '까까' 정도였다.
'할아버지'도 '할비'라고 하지 않았고, '외할아버지'도 5음절 그대로 발음했다.
처음 입력한 단어를 다시 바꾸는 게 더 어렵다. '외할아버지'를 '애하라버디'라고 발음하더라도
'외할비' 대신 그렇게 발음 하도록 했다.
점심밥을 먹을 때는 '점심먹자' '식사하자' '밥먹자' '식사시간' 등의 다양한 표현을 사용했다.
부모가 사용하는 어휘가 다양한만큼 아이의 어휘도 다양해진다.
나는 내 아이가 언어적인 감각이 있다고 느낀뒤로는 일부러 아이가 모르는 단어를 섞어 사용해서 그 어휘에 대한 질문을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네' 라고 말했고'꽃샘추위가 뭐야?' 하고 아이가 물으면 '추위가 꽃을 샘내는걸 꽃샘추위라고 해. 겨울이 지나면 봄인데 겨울이 봄꽃한테 자기 자리를 양보하기가 질투나서 안 비켜주는거야. 그래서 봄인데도 추위가 머물고 있는걸 보고 우리는 꽃샘추위라고 해."
개인적으로는 매일 아이에게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액체'라는 단어를 들려주고 '물과 주스와 우유같은것'이라 설명했다.
'기체'라는 단어와 '고체'라는 단어를 알려주며 그때부터 묶음과 분류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동식물에 관심을 가질 때는 자연전집 서적을 구매하며 '포유류' '파충류' '어류' '조류'라는 단어를 알려주고
행성에 관심을 가질 때는 '태양계'행성과 '외행성'에 대해 알려줬다.
어휘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 그릇의 모양과 종류가 다양할 수록 다채로운 생각이 담긴다.
키가 쑥쑥 자라고 몸이 튼튼할 수 있는 영양소를 채워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생각을 키워줄 수 있는 어휘를 즐겁게 채워주는 건 어떨까.
말을 잘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1. 책을 가까이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책은 읽어주는 게 아니라 갖고 노는 것이다.
2.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주자. 정서 안정은 언어의 기본토대다. 상호작용을 자주 하자.
3. 신나게 말할 수 있도록, 신나게 들어주자. 맞장구 치고 되풀이하고 공감하자.
4.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아이가 말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5. 어휘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그것을 비슷한것끼리 묶어 분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