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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헨리 배 Henry Bae Dec 10. 2018

음악 하는 시인, 심규선

심규선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

저는 가요를 잘 듣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가요는 더욱 더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제게는 자극적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심규선은 그런 제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가수 중 한 명입니다.


심규선의 곡 중 가장 좋아하는 <데미안>

저는 노래방에서 심규선이란 가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같이 간 지인이 부른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거 누구 노래야?”라고 물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새로운 가수가 쏟아지듯 나옵니다. 음악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죠. 음악의 홍수의 시대에서 저는 왜 다른 사람도 아닌 심규선의 음악에 빠졌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짙은 색의 멜로디


첫 번째 이유는 멜로디 때문입니다. 심규선의 음악은 전주만으로도 그의 음악이란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색이 짙습니다.


최근 음악차트에서 상위에 위치한 음악들은 통통 튀는 느낌이 강합니다. 흔히 ‘힙하다’라고 말하는 느낌의 음악이죠. 대표적인 곡이 ‘제니’블랙핑크<SOLO>입니다.


최신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제니의 <SOLO>

심규선의 음악은 최신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대체로 서정적이며 클래식한 느낌입니다. 특히 <환상소곡집 op.1>의 수록곡들은 고풍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하지 않습니다.


<환상소곡집 op.1>에서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 중 하나인  <파탈리테>

그의 음악은 전주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가슴을 툭 건드립니다. 겉으로 듣기엔 잔잔하게 느껴지는 그의 음악은 격정적으로 저를 음악 속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이 일은 전주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에 벌어지죠.


사카모토 류이치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심규선은 자신의 독보적인 색을 멜로디에 짙게 심습니다. 그 멜로디는 이성을 지나쳐 감성을 향해 바로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음악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와 비견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적인 가사


‘너는 우는 법을 알기도 전에

참는 법부터 배운 가여운 아이’


‘새장 속에 갇혀 노래하던 나를

꺾인 날개 펼쳐 달의 어깨 위를 날게 해’


‘오랫동안 너의 입속에

묶여 있던 그 언어로

밤의 침묵이 멎을 때까지

나의 목소리 멎을 때까지’


‘나의 세계는 너로 세워지고 무너진다’


‘그대의 낱말들은 술처럼 달기에

나는 주저 없이 모두 받아 마셔요’


시처럼 보이는 위의 문장들은 모두 심규선이 만든 노래들의 가사입니다. 제가 심규선의 음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은유적인 가사로 가득한 <오필리아>

그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작곡, 작사, 노래까지 혼자 모두 소화해내죠. 그중에서도 작사 능력은 발군입니다. 시인이라고 할 정도로 탁월하죠. 가사에 집중하며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어떻게 이걸 이렇게 표현하지?’라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됩니다.


물론 가사를 시적이고 유려하게 쓰는 작사가는 심규선 외에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심규선만큼 울림을 주는 가사를 쓰는 작사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언어에 대한 그의 이해력과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마치며


심규선의 음악은 때론 위로를, 때론 격려를, 때론 사랑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의 음악을 들음으로써 제 삶은 더욱 풍만해지죠. 이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몸과 마음>의 수록곡 <소년에게>

그의 음악을 들으며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그가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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