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당한스펀지 Aug 25. 2021

#2. 무의미한 일이라는 그 말


"Connecting the dots" - 스티브 잡스

점들이 이어져 선을 이룬다. 당시엔 무의미한 경험이었더라도 결국 그 의미가 발현될 것을 믿고 있다. 시간을 통제할 수 없듯, 거꾸로 갈 수 없는 시간의 법칙을 믿고 따른다.



[1]

이제껏 해왔던 일, 폭넓게 경험으로 불리는 것들은 현재의 사업에 도움된다. 음향 회사에서 죽을 뻔한 친구를 바로 옆에서 본 경험은 삶과 죽음의 현실에 대해 깨닫게 했다. 영원한 사람이 없듯 찰나의 순간에 생사를 오갈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게 됐다.


또한 영남대 축제 25시간 노동은 잠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스피커를 땅바닥에 내려놓으며 함께 땅에 꽂힐 뻔했다. 유난히 더웠던 8월 여름이었고 땀 뻘뻘에 24시간을 일하니 정신이 몽롱해지더라. 손으로 나르는 가벼운 스피커였지만 잠을 못 자고 정신도 없으니 땅이 움직였다.


[2]

까대기치던 물류창고에서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다음 날 손이 부르튼 건 둘째치고 이상한 조합의 두 사람이 있었다. 한 분은 40대 후반 아저씨, 다른 쪽은 10대 후반의 청년.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10대 청년은 약간의 정신지체가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이 둘은 함께 출퇴근했다.


40대 아저씨는 가족이 있었다. 하지만 10대 청년은 그 가족의 일원이 아니었다. 단지 이전 일자리에서 만난 사이라고 한다. (?) 그리고 10대 청년의 페이를 40대 아저씨가 가져간다고 한다. (???)


부르튼 손이 적응될 때쯤 둘 관계에 대해 이해했다. 가정이 있는 40대 아저씨 집에 10대 청년이 얹혀살고 있는 상태였다. 함께 이런저런 단기 알바를 다니고 있으며 식비, 주거비 명목으로 아저씨가 모든 페이를 가져가는 것이다. 당시엔 현대판 노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림.


'세상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겠구나' 생각했다. 보는 이는 현대판 노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들은 흡족한 거래라며 만족할 수도 있다. 보는 이의 시선도 있겠다만 어쨌든 핵심은 당사자들이구나. 이 경험 덕에 킬링타임용 가십거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3]

카트 정리하던 메가마트 알바. 하나만 보는 시각만 있을 뿐, 세상은 잘못 없다는 것을 배웠다. 되도록 안전하게 살아왔기에 하나만 보는 시각이 있었다. '위험한 일은 하지 마라, 힘든 일은 하지 마라' 타인이 위험하다면 위험한 것, 힘들다고 하면 힘든 것으로 생각했었다.


카트를 밀며 사소한 것에 웃음 짓는 직원이 있었고 '카트가 왜 여기로 오냐' 싫은 내색의 고객도 있었다. 땡볕 수신호라 인상 푹 쓰고 손가락으로만 안내하는 직원이 있었고 <아이돌 댄스>마냥 크고 화려한 동작으로 수신호에 진심인 주임님도 있었다. (사실 당시엔 미친놈인가 싶었다. 돌아보니 멋진 사람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며 내린 결론은 결국 나였다. 부정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 부정적이며 긍정적인 사람, 수신호에 진심이었던 사람 등. 보는 이가 대상을 판단하듯, 관찰자가 세상을 판단하는 것. 모든 것의 시작은 나구나.


[4]

사업은 아이템, 시장 사이즈, 마케팅, 경영&회계 등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하기에 <예술>이라 불린다. 그중 중요한 것은 사람의 태도라 믿고 있다. 사업가의 태도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점과 같은 경험들이 이어져 현재의 태도가 되었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5]

그럼 이 점들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 다음 편(미정)


-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