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eubird Jan 04. 2024

3. 나의 두번째 시험관 (1)

기나긴 기다림

2022년 7월 5일.


두달이 어찌저찌 지나가고 드디어 두번째 시험관하는 날이 다가왔다.

이날은 나의 생리 Day 3. 즉 병원에 가는 날이다.

조금은 들뜬 마음을 안고 또 시작된 두번째 싸이클. 기분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 여름에 하게되서 그런지

왠지. 이번엔. 느낌이 좋다~


주사도 맞을만했고,

운동도 꾸준히 해왔고,

음식도 건강식으로 잘먹고 (가끔 치팅데이를 가졌지만ㅎ), 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그 어느때보다 자신있었다.

좋은결과가 나올거라는 자신감 한가득이였다.


클리닉 가는길


이번 과배란주사 구성은 이랬다:


STIM Day1 ~Day4:

Menopur 150 / Rekovelle 9.66 / Saizen 15


Day5~11 (Trigger shot)

Menopur 150 / Rekovelle 12 / Saizen 15 / Cetrotide (day6-9,10,11)


결과는

9 난자채취> 6 성숙난자> 5 수정란> 3개의 5일배양!!


지난 싸이클보다 2개가 더 많은 배아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

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관문...착상전 유전검사 PGT-A라는 고비가 남았다. 물론 앞으로 더많은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착상전 유전검사에 대한 결과는:


두개는 비정상 염색체 배아(aneuploid embryos)로 나오고, 오로지 한개만 정상(euploid) 배아로 나왔다. 지금도 돌이켜생각해보면..이때 만약에 정말 만약에...pgt-a안하고 그냥 두개를 동결이식했다면 어땠을까..싶다(배아등급은 그리 나쁘지않았으므로..*배아등급 설명은 또 다음편에*). 물론 확률은 정상배아보다 훨씬 낮아지지만 내가 이렇게 말하는 배경엔 이런 이유가 있다 > 비정상 배아의 염색체에 재배열이 발생하여 자궁강내에서 자연적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이 이뤄질수있다 는거다. 지금에서야 많은 경험과 공부로 몇가지 상황으로 가능성을 던져볼수있지만 이때는 병원에서 의사의 설명이 다인줄 알고 우리가 알고있는 정보로만 판단을 했어야했기에 안타깝지만 별 선택권이 없었다. 후회는 죽어도 하기싫은 성격이기에 쓸데없는 가설을 이제 그만 세워보기로한다..정말 이제 그만ㅜㅜ


Anova Clinic - waiting room


또 이번 난자채취는 한가지 더 추가된 과정이있었다.

Dr. Dixon이 난자채취이후 난자수가 지난 싸이클보다 적으니 Dual stim(ulation)을 하자는거다.

그게 뭐지요? 하니 난자채취이후 연달아 과배란을 시켜 또한번 채취를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즉 한 싸이클에 두번의 채취를 하는 시술을 dual stim이라고 한다. 일단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니 오케이했다, 조금은 긴장되고 걱정은 됬지만 나름 할만했고 컨디션이 좋았기때문에. 또 그렇게 10일을 더 주사와 함께 하루하루 보냈다.

적응할만하다가도 어떤날은 급 주사바늘에 멘탈이 꽃혀서 덜덜 떨면서 맞기싫었던 날들도 있었다. 이런 내속도 모르고 신랑은 딱 시간이 되면 주사준비하고 배를 빨리 내밀라한다 시간을 칼같이 지켜야한다며...;;저기 신랑...앞뒤로 한두시간은 괜찮다했거든요.. 나에게 준비할 시간을 달라구..ㅜ 이럴때 보면 MBTI 극T임이 분명하다.


이렇게하여 두번째 채취는 7월 28일에 이뤄졌다. 더 많은 난자로 더 많은 배아가 만들어지겠지 하며 함껏 기대를 안고 신랑과 회복실에서 기다리는데 의사가 오더니만 "Unfortunately there's no egg retrieved this time, they were all empty follicles. I'm sorry."

아니 이게 무슨말인가? 더 많은 난자가 채취된다며..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의사는 공난포밖에 안보였다며 채취된 난자가 없다고한다ㅜ

절망스러웠다. 듀얼스팀은 타이밍이 중요하다했는데 그 타이밍이 나빴나보다.

작년 난임검사에서 받은 난소나이는 내 실제나이보다 6살어리게 나왔고, 생리도 항상 규칙적이고, 요가와 운동을 오랫동안 해왔고 큰병없이 건강하게 자라온 나로써 이러한 결과가 개인적으로 받아들일수 없었다. 슬펐다. 내마음대로 되지않아 또 제대로된 원인을 알수없기에 너무 답답했고 속상했다.


그날밤 신랑과 다시 마음가짐을 새로했다.

그래도 이번에 이식할수있는 통배(유전검사 통과한 배아) 하나가 나온게 어딘가, 기뻐하자. 감사하자 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계속해서 우울한 내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신랑이 꽃을 집에 사들고왔다.

꽃 한다발로 다 풀리는 단순한 나는 다 잊고 기분좋게 이식날짜만을 기다렸다.

물론 매일매일 한손가득인 영양제와 건강식 또 운동 루틴을 잊지않고 말이다.


 



이식은 그다음 생리주기가 오면 하기로 정했고,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때까지 몰랐다

또다른 이변이 다가오고 있었음을...

작가의 이전글 2. 첫번째 시험관 이후 나의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