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급한 어음을 막아야하는데... 2000만원만 빌려줄 수 있어? 내가 이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갚을게!”
2018년 8월, A회사 대표이사 B는 회사의 급한 어음을 막기 위해 당시 직원이었던 재무팀장 C에게 부탁하여 2000만원을 융통받았습니다. 회사의 재무상태를 잘 알고 있었던 C는 자신의 가족에게 돈까지 빌려서 회사에 2000만원을 대여해주었습니다. 재무팀장 C가 빌려준 돈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긴 대표이사 B는 C로부터 빌린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갚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4월, 회사는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회사의 주요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대표이사 B는 직원들과 의논 끝에 법인파산신청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사업을 접어야 하는 마당에 우리 식구에게는 피해를 줄수는 없어..”
파산신청을 준비하면서 대표이사 B는 C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회사 렌트카 보증금을 돌려받는 등으로 어렵게 2000만원을 마련하여, C에게 회사가 빌린 돈을 갚았습니다. 당시 A회사의 법인파산 신청을 대리하던 법무법인에서는 파산선고 전까지는 회사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거나 사업상 소요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였으므로, 대표이사 B는 이 문제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대표님. 큰일났습니다. 제게 회사로부터 변제받은 2000만원을 다시 반환하라는 청구가 들어왔어요!”
이후 2020년 5월, A회사는 파산선고결정을 받았고, 다음 달인 2020년 6월 대표이사 B는 C로부터 당혹스러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A법인의 파산관재인이 C에게 지난번 회사로부터 변제받은 2000만원을 이자와 함께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선고 전 회사가 이미 주요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는 지급불능 상황에 있었는데도 직원이었던 C에게만 2000만원을 변제한 것이 공평의 원칙에 반하는 ‘편파변제행위’이며,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부인권’을 행사하여 C가 회사로부터 받은 2000만원과 그 이자를 계산하여 파산재단에 반환을 청구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편파변제행위와 파산관재인의 부인권이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으로 칭합니다) 제391조에서는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의 유형을 규정하고 파산관재인이 그러한 행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권리(부인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산관재인의 부인권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에는 ① 지급불능이나 채무초과상태에 있는 회사가 회사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증여하거나 지나치게 싼 가격에 매각하는 행위, ②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모든 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자신과 가까운 특정채권자에 대한 채무만 변제(편파변제행위)하거나 회사의 재산을 그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가 있습니다.
파산 이후 회사를 관리하는 파산관재인은 회사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배당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파산선고 전후 ‘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행위’와 ‘특정채권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그 일탈된 재산을 파산재단에 되찾을 수 있게 해주는 법적 권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대표이사 B의 사례로 돌아오면, A회사가 어려움에 빠져 회사의 주요 거래처에 대한 채무를 갚지 못한 시점에 회사는 이미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고, 이후 파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평하게 채무를 갚지 않고 위 모든 상황을 잘알고 있었던 C에 대한 채무 2000만원만 전액 변제하였으므로, 이는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2호 ‘채무자가 지급정지가 있은 후에 한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파산관재인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상황을 설명하여 부담을 줄여봅시다.”
당황한 대표이사 B는 지인에게 저희 사무실을 소개받고 위 문제의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파산신청 전, 회사가 지급불능에 빠진 시점에 대표이사 B가 C에게 2000만원을 변제한 행위는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명백하여, 전액 반환하라는 파산관재인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지만, 부인권을 행사하는 파산관재인에게 직원이었던 C로부터 2000만원을 융통하던 상황과 변제 당시의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여 파산관재인과의 ‘협의’을 통하여 반환비율을 최대한 줄여보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저희 사무실의 조언이 유효하여 C는 파산관재인과 협의하여 반환하는 금액을 조금 줄여볼 수 있었습니다.
법인파산 전문 변호사는 파산신청 이후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의뢰인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회사와 대표이사 B가 파산절차에서 자신의 변제행위가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있는 전문가와 미리 상담하여 미리 주의하였다면, 대표이사 B와 C는 위와 같은 문제로 마음고생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파산절차에서 문제되는 부인권 관련 이슈는 일반적인 민·형사 사건을 다루는 법무법인에서는 다룰 기회가 거의 없는 특수한 문제이므로 A회사의 법인파산신청을 대리한 법무법인에서도 대표이사 B에게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뢰인을 대신하여 법인파산을 신청하고 진행하는 변호사는 파산신청 이후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의뢰인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의뢰인들의 법인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혹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인파산관재인으로서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는 저희 사무실에서는 법인파산절차 전체과정을 파산관재인의 입장에서 진행해 본 경험이 풍부하기에, 법인파산신청단계를 넘어서 파산절차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검토하여 의뢰인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산관재인으로서 부인권을 행사하면서 부인권의 문제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왔기에 부인권 문제로 고민하는 의뢰인들에게도 위 사례에서 대표이사 B에게 한 것과 같은 다각적인 대응방법을 조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법인파산절차는 단순히 채무가 자산보다 많다는 파산신청사유를 소명하는 것 외에도 부인권 문제와 같이 파산절차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대응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법인파산신청을 준비하는 의뢰인들께서도 법인파산신청을 대리하는 변호사에게 조금이라도 문제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사전에 이야기하고 검토를 요청하셔야 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심하고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법인파산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사무실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