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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ho Won Apr 14. 2023

어느 국가부터 시작할 것인가?

아시아

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진출 국가를 정하기로 한 후에는 고민이 더 깊어졌다. 서비스의 코어 밸류인 '그룹 커뮤니케이션'이 강한 국가를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지... 글로벌팀의 멤버는 일본, 미국 경험자만 있었지, 그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팀은 우선 인접한 아시아 국가를 short list로 두되, 이후에 시장 사이즈가 더 큰 국가인 미국, 유럽 또는 중국으로 진출하는 데에 stepping stone으로 삼을 국가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홍콩, 싱가폴, 일본, 태국. 중국어권 홍콩에서의 성공은 중국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고, 영어권 국가인 싱가폴에서의 성공은 미국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태국과 일본은 그 나라 자체만으로도 큰 시장이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홍콩 이용자 반응을 관찰하기 위한 스팟 이벤트


제품의 국가 진입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로컬 PR agency를 먼저 찾아서 도움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그 나라 이용자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을 알려주니 가설을 세우기 편했고, 어떤 메세지로 어떤 로컬라이즈가 필요한지 의견을 준다. 이용자의 직접적인 voice를 듣기 위해서, Focused Group Interview를 하게 되는데, PR agency에서 Demo를 대표하는 Interviewee를 모집하고 FGI의 organize까지 해준다.


친구나 학교, 클럽 등의 폐쇄 그룹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리더'에 해당하는 이용자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제품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유저가 그런 리더들이고, 그들이 제품을 endorse 한다면 네트워크 멤버들이 서비스에 들어오는 것은 큰 어려움은 아니라고 보았다.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미리 BAND 서비스를 써보게 한 후에, 인터뷰 당일에는 agency와 함께 질문을 하면서 그들의 피드백 하나하나를 해석하여, 최종적으로 마케팅 메세지를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을 현지 핵심 이용자의 성향에 맞추어서 localize 하기 위한 방향을 정리하고자 하였다.  


싱가폴 20대 유저들과의 FGI
인터뷰룸 건너편에서 기획가, 디자이너, 마케터와 함께
FGI 전에 배포하는 Survey. 디지털 미디어 소비 성향에 대한 질문


홍콩과 싱가폴은 이미 Whatsapp이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공고히 자리 잡고 있었다. 두 국가 모두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로서 보이지만, 여전히 주변 아시아 지역의 저소득 노동자의 비중이 많고, 네트워크 속도도 빠르지 않을뿐더러 무선 인터넷 비용이 매우 높았다. LINE이 Whatsapp을 넘어서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심플하고 가벼운 Whatapp은 아시아 전역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LINE은 스티커로 아기자기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채팅앱'이라면, Whatsapp은 핸드폰의 기본 SMS를 대체하는 매우 basic 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포지션닝이 되었다. FGI를 통해, 홍콩과 싱가폴 모두, BAND의 대만 진출 시에 어려웠던 점인 "하나의 채팅앱이 국가 전체에 퍼져있는 경우"와 동일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홍콩은 drop 하고, 더 큰 영어권 국가로 들어가는 테스트를 하기 위해, 싱가폴을 중심으로 가능성을 확인하기로 하고, 오피스와 법인 설립 작업을 진행하였다. 성장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있는 그 시장에 상주해야만 했다.

싱가폴 스타트업의 요람, Block71
책상과 의자 하나로 출발. Keep Calm and Co-work


이미 채팅앱을 통해 소통의 기본 니즈를 해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간 공유'에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Late follower 제품으로 어떻게 새로운 시장에 파고 들어가야 하는가? 이 서비스는 과연 글로벌화가 가능한 것인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면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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