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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be table Mar 06. 2019

채우는 이야기_데리야끼 볶음우동

단짠은 옳다.

우리 엄마는 자극적이게 음식을 하지 않으신다. 

할머니는 매번 우리 집 음식이 싱겁다고 하시니까... 

엄마 손맛에 익숙해져서 음식을 그렇게 짜거나 달거나 맵게 먹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물론 자극적은 음식도 잘 먹는다. 강에서 약으로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지 약에서 강으로 입맛이 익숙해지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도 좋아라 한다. 


음식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시즈닝인가? 그냥 취향일 뿐인가. 


이것도 직업병인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되면서 주인공 재료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는 시즈닝들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처음엔 밖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에 들어가는 엄청난 설탕의 양에 놀랬다. 물론 티비에서 짜장면을 만드는 장면에서 형성된 충격이었다. '짜장면'이라는 특수 아이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아니 지금도 설탕에 대한 논박이 많지만 설탕은 버릴 수 없는 '감칠맛'을 만들어 낸다. 

단맛은 짠맛을 더 매력적이게 만들기도 하고 달달한 그 맛은 말 그대로 입에 착 감기는,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또 다른 세계로 요리를 변신시킨다.  그래서 요즘 우리가 좋아하는 최상의 조화가 바로 단짠이 아닌가 싶다. 


Ingredients

오늘은 단짠의 대표 소스인 데리야끼 소스를 구매했다. 

데리야끼는 일본의 조리법으로 간장을 기본으로 한 달콤한 양념을 식재료에 발라가며 굽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데리야끼 소스는 어원에 근원지인 일본 제품이 맛있을 것 같았다. 


모리타라는 회사에서 나온 상품인데 찍어먹어 보니 짠맛과 단맛이 참 잘 조화된 맛있는 소스다. 언젠가 데리야끼 소스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긴 한데.. 식탁을 채워주는 이런 편한 아이들을 버리기가 난 아쉽다. 


우동면도 일본스러운 아이로 데려왔다. 건면이긴 하지만 삶아보니 식감이 굉장히 탱글탱글 하니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퍼진 면을 싫어하기 때문에 오늘 같은 볶음 요리에는 건면도 좋은 선택인 듯싶다. 


styling

볶음 우동을 돋보이게 해 줄 Blue Print 그릇에 요리를 담아본다.

돼지고기도 풍성하게 볶아 넣고 양배추와 숙주도 풍성하게 넣어 완성한다. 데리야끼 소스에 코팅된 돼지고기는 쫄깃하고 고소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마지막에 넣어 숨을 살짝 죽인 양배추와 숙주는 아삭한 식감으로 씹는 재미를 준다. 볶을 때 청양고추도 몇 개 넣어 줘서 전체적인 맛의 조화가 좋다.


와사비를 좋아해서 1/2을 볶음면 그대로의 맛을 즐기고 

1/2 남았을 때 와사비를 살짝 넣어 비벼먹는다. 단짠으로 약간 질릴 수 있는 끝 맛을 기분 좋게 마무리해준다. 


여자들의 평생의 숙제인 다이어트를 다시 하고 있는 나는 참 힘들다. 직업이 요리하고 맛있게 꾸미는 일이다 보니.. 맛있게 차려놓은 상 앞에 무릎을 꿇을 때가 많다. 단짠은 옳기에...내 입이 옳다고 말해주고 있으니까. 맛있게 꾸미고 즐겁게 먹는다. 


식탁을 채우는 재미 중 하나가 "엄청 맛있어 보여!"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이다.

프레임에 채우는 오늘에 식탁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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