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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콘 Jun 25. 2019

나만 알고 싶은  모츠나베 맛집

오사카 난바역 근처에 숨어있는 '모츠나베 다이고'


한국에서도 생각 나는 모츠나베 맛집 '모츠나베 다이고'

사쿠라가와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도톤보리 강을 쭉 따라 도톤보리로 향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도톤보리 메인 거리 바로 옆쪽에 위치한 모츠나베 다이고가 바로 그 곳이었다.

평소에 모츠나베를 좋아하지만 국내에서 비싸고 가게가 많은 편도 아니었다. (사실 난바역에도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또 좋아하는 만큼 본토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인당 7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https://goo.gl/maps/aB2QXJgDzgikkHW88


대략 15분~20분 정도 걸으니까 모츠나베 다이고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은 조금 헤맸다. Sennichimae Street에서 작은 샛길로 가야 하는 데 그 샛길이 헷갈려서 조금 주춤거렸다. 그래도 이내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모츠나베 다이고라는 가게 이름은 모르고 주소만 알고 있는 상태여서 더 헤맨 이유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가게 앞에 당도했다.

깔끔한 입구가 인상적이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손님은 일본인 손님 한 팀 밖에 없었고 우리는 들어가 조용히 앉았다.

상냥해 보이는 남자 사장님은 우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당연스레 한국어 메뉴판을 주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한국인 티가 안 날 수 없나 보다. 어쩌면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도 있고.

가게는 아늑하고 분위기 있었다.

보통의 오사카에서 인기 있는 가게처럼 한국인이 많아서 줄 서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 언니와 내 마음에 쏙 들게 했다.

메뉴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간장 베이스 모츠나베 2인분과  술을 시켰다.

모츠나베는 일인당 700엔(소비세 별도). 두 사람이서 먹으면 1400엔, 소비세를 포함해도 한국 모츠나베보다 저렴했다.

그 점이 우리를 아주 만족스럽게 해 주었다.

물론 다 먹고 죽까지 시켜먹는 것이 우리의 완벽한 계획이었다.

먼저 시킨 술은 바로 나왔다.

언니는 아사히 생맥주를 시켰고 나는 가게에서 추천하는 토리스 하이볼을 선택했었다.

결론적으로 역시 생맥주가 더 맛있었다. 난 하이볼을 먹어본 경험이 없었는데 그냥 막연히 사와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좀 더 뭐랄까 과일소주에 비슷한 느낌이었다. 달달하지만 뒷맛에 알코올에 알싸한 맛이 났다.

특유의 알코올 맛이 개인적으로 불호였기 때문에 하이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내 모츠나베 등장했다.

냄비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냄비에 넘쳐흐르는 양배추와 부추들이 무척이나 푸짐했다.

고추와 마늘도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도록 작은 접시에 나왔다.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우선 그냥 맛보기로 하고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넣기로 하였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간장 베이스 국물은 보통 일본간장처럼 조금 달짝지근하면서 감칠맛이 돌았다.

가벼우면서도 계속 달짝지근한 뒷맛이 계속 남아 생각 나는 맛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먹는 재미가 더해졌다.

아무래도 칼칼함을 선호하기도 하고, 마늘과 고추를 넣으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 마늘과 고추를 다 집어넣었다.

추가 음료로 나는 우롱차, 언니는 소주 하이 유자 벌꿀을 시켰다.

난  우리나라 보리차 또는 옥수수차처럼 일본에서 많이 먹는 차인 우롱차와 일본음식을 같이 즐기고 싶어 주문했고,

언니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소주 하이 유자 벌꿀을 시켰다.

우롱차는 뭐 깔끔하고 시원했다. 특별하다곤 할 수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소주 하이잇 정말 달달하고 부드러운 향이 인상적이었다. 칵테일 같기도 하고, 벌꿀의 은은하게 밀려오는 달달함이 풍미를 더해주었다.

마늘과 고추를 넣으니 익숙한 우리 맛이 더 강해졌다.

물론 맛있긴 했지만 조금만 넣을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맛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맛을 즐기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맛있었다. 끓이면 끓일수록 육수를 머금은 채소들은 부드러워지고 생각보다 더 많은 곱창들이 나의 미각을 즐겁게 해 주었다.

막상 2인분을 다 먹고 나니 아쉽고 또 매운맛 베이스가 궁금해져, 매운맛 베이스를 1인분 더 주문하였다.

1인분 어치의 매운맛은 확실히 2인분이었던 이전 것보다 적었지만 그래도 생각한 것보단 꽤 많았다.

조금 더 매콤하긴 하지만 매운맛이 난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간장 베이스에 매콤함이 살짝 가미된 정도였다.

특색은 줄고 애매하게 익숙한 맛이 감돌아서 개인적으로는 이색적인 간장 베이스가 더 좋았다. 물론 매콤 베이스도 맛있긴 했다.

솔직히 매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곱창도 크고 많고 육수와 채소도 가득한 게 맛과 양을 다 사로잡는 곳이었다.


죽도 추가로 시키고 싶었지만 3인분의 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포기했다.

다음에 다시 오면 죽을 즐길 수 있기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 와중에 공깃밥 하나 시켜먹었다.)

이렇게 음료 4잔, 모츠나베 3인분, 공깃밥까지 해서 총 4,417엔이 나왔다.

술안주 가격이 원래 비싸다는 것과 음료, 그리고 푸짐했던 재료와 끝내주는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오사카 올 때마다 들릴 가게로 마음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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