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엔터프라이즈를 퇴사한 지 2년 2개월여 만에, 비즈넵 사업 관리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담긴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사실 나에게는 비즈넵의 사업 관리 서비스는 회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 운영될 거라는 근자감이 있었다.
기획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 (구) 에멘탈/(현)지엔터프라이즈의 비즈넵 사업 관리 서비스는 내가 처음 세상에 내놓은 자식 같은 제품이기도 했지만, 남편이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계속 세금신고를 해야 하는 고객으로서 비즈넵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서비스가 종료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 일부러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수익이 나지 않지만 유지보수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서비스라는 것을 알기에 언젠가는 서비스가 종료될 수도 있겠단 생각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서 우리나라 회계 SaaS의 대표주자가 되길 바랐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익을 내야 하고 비즈넵 사업 관리 서비스는 그 이익을 내는데 끝까지 도움이 되진 않았던 것 같다. 지금처럼 시장상황이 어려운 때에 ‘무료’로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외부인이 된 입장에서 서비스 종료 이유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까지다. 내부자였던 입장에서는 왜 사업 관리 서비스를 유료화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있지만,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것에는 만만치 않은 저항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할 수밖에 없다.
이제 지엔터프라이즈에서 비즈넵 사업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진 않지만, 다른 형태의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지엔터프라이즈의 행보를 응원하겠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렸네요.
현재는 컬리 풀필먼트프로덕트본부 소속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종종 소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