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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책불혹 Jul 09. 2023

ep4. 디카페인은 無카페인이 아니다

커피에서 카페인을 빼는건 빵에서 밀을 빼는 것과 같다

디카페인은 無카페인은 아니다.


'디카페인 처리된 커피'라고 라벨을 달 수 있는 자격의 카페인 함량 기준은 세계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유럽의 기준을 들면  건조된 원두의 무게에 비례하여 카페인 함량이 최대 0.1%까지이고 고체, 농축, 액상 등의 추출물에 대하여는 최대 0.3% 일 때 디카페인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국제적으로 97% 이상 제거되면 디카페인 판매가 가능하고, 우리나라는 함량의 90%만 제거되어도 디카페인으로 표기하고 판매가 가능하다. 참고로 드립커피 150ml 기준 약 80~120mg, 에스프레소는 그보다 적은 50~100mg 정도이며, 맥심의 믹스커피류는 종류에 따라 40~70ml정도 그에 반해 디카페인은 10mg 미만이라고 하니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맞다.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서는 카페인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사실 관계가 없다. 그래서인지 미국 사회복지국에서는 카페인을 통상 안전한 물질로 인증했으며 유럽의 식품 안정청에서도 하루 카페인 400mg 정도는 습관적으로 마셔도 임신 중(300mg)이 아닌 이상은 성인에게 안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디카페인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현대에 디카페인 공정은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유기용제와 같은 물질로의 추출에서 남아 있는 유기용제에 대한 염려가 있으나 워낙에 미미하여 현재로선 도리어 향미나 본래의 성질의 변화를 더 염려하는 편이다. 그보다는 디카페인을 찾는 소비자가 현저히 적고 판매량 또한 매우 낮기 때문에 대규모의 커피 기업이라고 해도 한 두 가지의 품질의 제품군만 생산한다. 그래서 다채로운 방향의 디카페인을 맛보기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차라리 카페인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보는 건 어떨까?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 카페인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사람부터 '밤에 잠을 못 잔다'는 레퍼토리는 주변에서 많이 듣는 소리다. 본인들의 무지함으로 카페인양이 두 배 되는 드립을 마시고도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소리를 하기도 하니 일종의 플라세보 효과가 아닐까도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고 마신다는 건, 빵에서 밀을 뺀다거나, 술에서 알코올을 빼는 것과 맥락이 같다. 커피를 카페인의 이로운 점 때문에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카페인을 제외시키려는 노력에 안정성이 확보되었다고 해도 디카페인 원두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로운 물질이 소실되거나 필요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더해지는 물질들이 생기는 일이 카페인을 마시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커피신봉자인 나로서는 당신이 저녁에 커피를 마셔서 잠을 못자는 것보단,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잘 거라는 무의식이 그대의 잠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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