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리 May 08. 2020

사랑하는 딸에게

- 사랑의 시작.



사랑하는 딸.

네가 살고 있는 그 시대가 어떤 모습이든 그 속에서 너의 빛을 내뿜고 있을 딸아.

너의 따스함이 주변의 추위를 녹이고 있을 딸아.


이미 많은 이들이 너에게 숱한 부담감을 안겨주었을 딸아.

그 책임감과 자유로움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내고 있을 딸아.

엄마는 그들과 똑같이 네가 해내야 될 것들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을 거란다.

엄마는 네가 어디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던 너를 믿고 지지한다고 말할 거란다.


사랑하는 딸.

엄마는,

 언제나 너를 응원하며 너의 편에 서는 사람이란다.

세상의 풍파에 지치면 집으로 돌아오렴. 

지쳐서 돌아오면 너를 또다시 위로해줄 거란다. 

언제든, 돌아온 너를 따스하게 안아줄 거란다.

그것이 열 번이든 백번이든 삼천 번이든 지친 너를 안아줄 거란다.

그러니 딸아. 걱정 말고 세상에 날개를 펼치렴.

너는 우주의 아이이니.

이미 그 존재로 너의 몫을 다했다. 


그러니 딸아. 

살으렴. 

너의 존재로 이미 이 세상에서의 할 일을 다함이니

살아다오 딸아. 

아무것 하지 않아도 사람은 바람에 배운단다.

그러니 그저 살아만 다오. 

그것으로 온전히, 훌륭한, 너의 몫은 끝이구나.


사랑하는 딸아.

삶은 나선형이기에 후퇴하거나 퇴행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단다.

너의 쓰러짐 한번 조차도 나선형의 삶에서는 위대한 한 걸음이니. 

살아다오 딸아.

삶을 살고 있는 한,

너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것이니. 


딸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사랑하렴. 

믿는 것도 본인이 해야 하 듯 사랑도 네가 해야 하는 일. 

믿고 사랑하렴. 

너를 믿고, 너를 사랑하렴. 

그렇게 본인에게서부터 흘러넘친 사랑을 타인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엄마의 하나뿐인 바람이구나.



자신의 딸을 사랑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당연했을 것이고 본능적인 일이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겐 배워야 하는 일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너를 사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단다.


오늘도 엄마는 자신을 믿는단다. 너를 사랑할 수 있는 나를 믿는단다.

그래서 너를 사랑한다. 그렇게 나를 사랑한다.


무엇도 늦은 것은 없다.

나는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나의 엄마가 되어서라도 나는 나를 사랑하기 시작할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