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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집

도쿄 여행 1일 차

김포국제공항, 하네다공항.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by borderless

김포국제공항

이번에는 핸드폰으로 모바일 체크인 정보를 기입해서 편하게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전과 달라진 점은 캐리어도 자동 시스템으로 전환돼서 모바일 체크인 코드 인식 후에 이동식 기계에 넣기만 하면 된다. 완전 자동화가 된 건 아니기 때문에 항공사 직원분께서 안내를 해준다.


수화물 확인 모니터

출국 전에 심장 튀어나올 뻔했던 일이 있었는데 터미널 좌석에 노트북을 두고 항공기에 탑승해 버렸었다. 싸해서 탑승 자리 바닥을 보니 노트북이 안 보였고 너무 놀라서 항공기에서부터 터미널 좌석까지 냅따 달렸다. 다행히 노트북은 들고 다시 착석하긴 했지만 눈앞이 하얘졌던 순간이다. 출국하는 날 짐이 좀 많았는데 항상 3개 이상 물건을 손에 쥐고 있으면 뭐 하나는 꼭 잃어버릴 때가 있다. 내가 완벽주의자일 거라고 큰 오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생각보다 깜빡하는 면이 있다. 약간 의외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핸드폰도 잘 충전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어서 여행 중에 막내 동생이 핸드폰을 충전해 줬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은 미처 신경을 못 쓰는 것 같긴 하다.



김포국제공항 2층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이것도 너무 바보 같긴 한데 기내식이 나오는 줄 모르고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 기내식이 맛이 너무 없으니까 안 먹고 싶긴 했었는데 잘 됐나 싶기도 하고. 이상하게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꼭 월경일이 겹칠 때가 있는데 하필 이번 도쿄 여행도 그날이 맞물렸다. 몸도 으슬으슬하고 컨디션 조절도 잘해야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어서 일부로 밥을 든든하게 먹었다.



김포국제공항 파스꾸찌


시간이 좀 남아서 카페에 자리 잡고 1시간 30분 정도 일을 보다가 항공기에 착석했다. 이 날이 수요일이었는데 오전 10시 반까지 근무하다가 오후 1시쯤에 김포에 온 상황이라 마음이 불안했다. 다음날 동생 졸업식도 가야 되고 도쿄에 가서 샘플 상품도 구매하고 시장 조사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다급했다. 출국 전까지 채널로 온 CS와 기타 반품 수거 등 답변을 어느 정도하고 들어갔고 노트북에서 적어놓은 도쿄 일정도 체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평소 같았으면 여행 계획을 잘 짰을 텐데 이번에는 아예 여행 계획은 못 짜고 들어갔다. 정말 중요하게 가야 할 매장 3-4 곳만 제외하고 그날 상황에 맞춰 일정을 짰다. 파워 J형 인간이라서 계획을 안 짜고 가는 여행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부 일도 바쁘고 체계적으로 짤 시간 자체가 없었다. 그래도 계획을 전혀 못 짠 것에 비하면 그럭저럭 잘 돌아다닌 것 같기도 하다.


편한 나이키 운동화

요즘 좋아하는 색상 중 하나가 연보라색이다. 연보라색 양말과 연보라색 나이키 운동화. 왠지 조금 밝게 지내고 싶기도 하고 어떤 복장에 입어도 튀질 않아서 잘 신고 다니고 있다. 신기했던 건 일본은 거리가 워낙 깨끗하다 보니 신발 밑창이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신다 돌아왔다.

그래도 또 먹어본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비빔밥을 먹었는데 또 비빔밥이 나온 건 너무 당연한 결과겠지 싶었다. 안 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또 나오니까 빵은 몇 입 먹긴 했다.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https://www.princehotels.com

엄청 콤팩트한 호텔 내부, 옆은 남동생

호텔은 특별히 기대가 없다. 이왕이면 넓었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트윈베드라 그리 넓진 않았고 지극히 실용적인 곳이었다. 안 좋은 점은 창문을 열 수가 없어서 환기를 시키기가 어렵고 대신 내부에 작은 공기 청정기가 있다. 층 수는 16층으로 잡아서 도쿄 뷰를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과 호텔과 연결된 식당과 약국, 편의점, 볼링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편리했다. 가격은 4박 5일에 98만 원 정도. 1박으로 치면 196,000원. 현금으로는 50만 원을 챙겨갔는데 실제로 쓴 금액은 36만 원 정도만 사용했다. 쇼핑도 안 했고 식사비에만 돈을 써서 마지막날까지도 돈이 남았다. 아마 더 절약했으면 36만 원 미만으로도 썼을 텐데 그러면 너무 질 낮은 음식을 먹게 되니 그러고 싶진 않았다.


침대 옆 작은 화장대

숙소에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김포부터 하네다까지 2시간 정도고 하네다 공항역에서 시나가와까지 20분이면 지하철로 한 번에 도착한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리타 공항에서 내려서 시부야 근처 호텔을 잡아놓으니 정말 그렇게 복잡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일관되게 복잡하고 번잡한 건 피한다.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로비

여행은 현실과 언제나 다르다. 계획대로라면 로비나 호텔 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쿄에 오니 저녁 6~7 시계 돌아오면 피곤해서 1시간 정도 쉬고 다음 일정 짜고 한국에 밀린 일도 처리하고 런드리에 옷도 맡기면 12시였다. 여행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에 당연해져야 되고 저 사람이 옷을 왜 저렇게 입었는지 이 나라는 어떻게 해서 이런 문화인지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시선으로 모든 걸 바라보면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없다.


https://www.princehotels.com/shinagawa/ko/restaurants/food-court-shinagawa-kitchen/

시나가와 푸드코트 주문기계
주문한 오꼬노미야끼

난 정말 오꼬노미야끼에 이렇게 생강이 많이 들어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기존에 한국에서 먹었던 오꼬노미야끼는 생강이 없고 양배추, 고기, 양파 등으로 만들어져서 당연히 먹을만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말이다. 막상 먹어보니 생강이 서걱서걱 씹혀서 겨우 겨우 다 먹었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일본식 오꼬노미야끼에는 생강이 많이 들어가고 한국식 김치 오꼬노미야끼는 일본식이 아니기 때문에 생강이 많이 안 들어간 거라고 알려줬다. 하... 아무튼 첫날 주문한 저녁 식사는 실패했지만 새로운 걸 알아서 재밌기도 했다.



금액은 한 1,000원대

일본은 편의점이 참 잘 되어있다. 한국과 달리 샐러드, 간편식, 과일, 디저트가 많고 다양하게 있어서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날 처음으로 시나가와 세븐일레븐에서 파인애플 한 봉지를 구매해서 식후 간식으로 남동생과 나눠 먹었는데 맛도 괜찮았다. 다만 매일 봉지에 든 과일을 먹기엔 가격이 좀 있어서 식대를 좀 아끼고 싶다면 일반 식료품점에서 구매하는 걸 추천드리고 싶다. 나 같은 경우는 도쿄에서 사치품을 아예 안 샀기 때문에 식비와 교통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여유롭게 썼지만 기념품이나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을 산다고 가정하면 50만 원은 충분히 다 쓸 수 있는 금액이다.


거의 6-7년 만에 온 도쿄라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남동생 덕분에 무리 없이 잘 돌아다닐 수 있었고 고마웠다. 첫날 저녁은 호텔에 와서도 한국에서 밀린 CS가 있어서 늦게까지 처리하다 12시가 넘어서야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남동생의 대학 졸업식 일정 때문에 아침 8시에 숙소에서 나왔다.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잡나니... 도쿄에서도 동생과 나는 부지런히 움직여서 여유롭게 일정을 소화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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