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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derless May 03. 2024

5.3 크로스핏 기록

Bar to burpee, knee to elbow, kbs, clean

요즘은 가기 전에 와드를 꼭 보고 간다. 이유는 오늘은 얼마나 힘들지 모르니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크로스핏 어린이라 심장이 아직 콩알만 하다. 어떨 땐 가기 전에 좀 두렵다. '아. 오늘 잘 못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오늘은 회사에서 일 처리하다 마음이 좀 힘들었어서 조용히 쉬거나 명상을 하고 싶었는데 일주일에 크로스핏 2-3번은 꼭 가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했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었다.

5.3 wod

처음에 크로스핏 갔을 때 사람들이 왜 와드라고 하는지 말 뜻을 모르겠어서 찾아보니 workout of day라는 뜻의 준말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오늘 할 일' 또는 '오늘의 운동' 정도 되는  같다.


모든 동작 다 끝나고 기록 적는 중

금요일에 한 동작은 6가지다.


Bar touch burpees

버피하고 일어나면서 철봉바에 터치하기


Knee to elbow

무릎으로 팔 닿기


Kbs

추 같이 생긴 케틀벨을 양손으로 잡고 사타구니 사이 안 쪽으로 넣어다가 밖으로 힘껏 내보내기


Cleans

정강이에서부터 쇄골까지 바벨을 올리는 동작


Shoulder to overhead

바벨 든 상태로 어깨에서 머리 위로 만세 자세


Clean &jerk

쇄골까지 바벨 올리고 곧바로 머리 위로 한번 더 만세 하는 자세


초보다운 플레이트 그리고 뿌듯한 크린이

풀업보다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 들었던 동작들이다. 바벨 무게가 10kg고 내가 달 수 있는 정도는 딱 저 파란색과 초록색 플레이트까지다. 더 달고 싶어도 그 이상 들면 몸이 뒤로 젖혀져서 지탱이 안된다. 아. 그런데 진짜 내 어깨를 보고 운동의 장점을 크게 느낀 부분이 있다. 원래 어깨가 안 쪽으로 좀 눈에 보이게 말려 있었는데 크로스핏 2주 만에 굽었던 어깨가  펴져있었다. 진짜 너무 신기해서 다들 이래서 운동하는구나 싶었고 그렇게 억지로 피려고 해도 안되던 게 운동해서 펴지는구나 싶었다. 체험 수업까지 하면 6-8번 정도 크로스핏 수업을 듣고 있는 중인데 수업 들으러 오시는 분들에 비하면 한참 낮은 체급이지만 재밌다.


난 항상 머리를 쓰거나 무언가를 생각해서 말하고 표현하는 커뮤니티를 가곤 했는데 그런 독서, 문화, 그림 등의 클래스는 기존에 내가 오랜 기간 동안 해왔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놀랄 만큼 새로운 부분은 없다. 다만 내가 재능이 있는 분야고 그 길을 계속 걸었으니 익숙하게 즐길 뿐이지. 그런데 운동은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단 땀이 많이 나고 뭘 생각할 겨를이 없게 만들어준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헉헉대고 룰에 맞춰 자세를 갖출 뿐이다. 단순하고 명료하고 깔끔하다. 내가 살아온 세상과 너무 다른 이라 새롭다. 머리 쓰는 모임은 모두가 의견을 표출해도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느낌이라면 운동은 힘듬으로 인해 결속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지식 커뮤니티가 쉽게 와해되고 무너지는 반면 건강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는 조금 더 지속성을 갖게 된다는 걸 몸으로 느낀다. 다만 운동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모이면 결속력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테지만 말이다. 난 너무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운동하는 곳에서만큼은 단순하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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