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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치과의사 Jan 13. 2019

[공부] 내 머리는 엄마 눈에만 좋다!-암기의 메커니즘

 사실 대부분의 공부는 암기가 필수다. 영어 공부에서 영단어 암기는 가장 기본이고, 심지어 수학 과목에서조차 암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암기를 보다 잘할 수 있을까? 합격을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선천적으로 타고난 암기 대마왕들인 걸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NO다! 암기는 노력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광경을 사진 찍듯 찍고 암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내 머리는 돌머리라는 것을. 지금껏 수많은 합격 신화를 만들어온 사람들도 대부분 우리와 같은 돌머리들이다. 세상의 돌머리들아! 우리도 노력만 하면 암기할 수 있다! 그리고 합격할 수 있다!


1) 암기의 메커니즘


 사람은 어떻게 기억을 할까? 이것은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더 잘 기억하고, 무엇을 쉽게 잊는지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것들을 우리는 쉽게 잘 잊어버린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길이 헷갈린 교차로가 있었다고 하자. 그리고 몇 번 더 그 길을 걷는데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길이 헷갈렸다면 어떨까? 다음부터 그 길을 갈 때면 헷갈렸던 사실을 기억해, 정확한 방향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기억의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 길에는 수많은 간판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간판들을 보면서 아무런 감흥도 없고, 또 기억에 남길 만한 무엇으로 인지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간판 중에 내 친구 이름이 들어간 슈퍼마켓이라도 보면 어떨까? '이 동네에는 내 친구 이름이 들어간 간판이 있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억에 남게 된다. 이것이 두 번째 기억의 메커니즘이다.

 친구의 집에 찾아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친구의 집을 찾아갈 때 어떻게 할까? 먼저 친구의 집으로 가는 과정까지의 지도를 확인할 것이다. 그러고 난 뒤, 본격적으로 그 지도를 따라 길을 훑어가며 길 모퉁이마다 보이는 가게 이름 같은 것들을 하나씩 기억한다. 그렇게 길을 찾아가고 나면, 이후부터는 지도가 없이도 길을 찾을 수 있다. 거기다가 길을 가는 동안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고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기억의 메커니즘이다.

 마지막은 의지다. 자주 헷갈려했던 길이나, 익숙한 친구의 이름이 들어간 간판도 물론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여기서 우리가 그 길을 평소처럼 훑듯이 지나가지 않고, 자리에 가만히 5분이라도 멈춰 서서 자세히 살펴본다면 어떨까? 늘 헷갈렸던 길의 주변이 보이고, 친구 이름이 들어간 간판의 디테일한 모양이나 폰트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것을 눈감고 다시 머릿속에 분명하게 그려본다. 그러면 이 기억은 아주 강하게 남게 된다. 이것이 마지막 기억의 메커니즘이다.


2) 반복의 미학

 앞서 처음에 말한 기억의 메커니즘 첫 번째, 바로 반복이다. 야마구치 마유가 쓴 책 중에 ‘일곱 번 읽기 공부 실천법’이라는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미 제목에서부터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왜 7번을 읽어야 하는가? 당연히 암기를 위해서다. 암기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공부는 반복을 요한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최소한의 수를 7번 정도로 생각한다.

 처음 교재를 읽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처음 보는 내용을 받아들여야 하니 기본적으로 암기보다는 이해가 선행한다. 이때 큰 욕심을 내서 반드시 암기하겠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갖기보다는 이해만 하고 넘어가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횟수를 늘려가면서 암기에 더 집중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되겠다. 그리고 이처럼 반복을 해나가다 보면 속도가 자연스럽게 붙기 마련이다. 나중에는 하루에 한 번 씩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이 7번 정도 반복을 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 개념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하겠다는 생각으로 최소 7번을 보는 것이 좋다. 문제 풀이한 내용도 가능하다면 최소 2번 이상 봐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다소 느슨하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계획을 짜더라도, 공부하는 기간 동안 공부 자체에 게으를 수는 없을 것이다.


2) 익숙한 것 만들기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 암기법으로 초성을 활용하곤 한다. 즉 각 단어의 초성을 통해 연상되는 단어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앞서 말한 두 번째 기억의 메커니즘이다. 바로 내게 익숙한 것으로 만들어 암기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암기법은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학원에서 이러한 암기법까지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학생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고, 정말 이런 암기법이 효과가 좋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모든 암기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만 소화할 수는 없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경우는 자신이 상당히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어차피 혼자만 기억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부끄럽게 만들어도 괜찮다.

 내가 만들었던 방법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 주인공 유시진을 넣어 만들어 보았다. 그것은 ‘유시진 그지당’이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의 합성과 관련이 있다. 이 3대 구성물질들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때 필요로 하는 물질이 UTP, CTP, GTP이다. 그래서 UTP가 글리코겐을, CTP가 지질, GTP가 단백질이므로 그 앞 한 글자씩을 따서 순서대로 ‘UCG 글지단’->‘유시진 그지당’으로 암기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주 단순한 방식이지만, 익숙한 것으로 연관 지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게 되고, 더불어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잘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기억을 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방법을 통해 장기 기억을 만들기 바란다.


4) 나무보다는 당연히 숲부터!


 친구 집을 찾아갈 때 지도를 먼저 본 것처럼,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기 위해선 나무보다 숲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입학한 후부터는 정말 큰 범위의 공부를 하게 된다. 이럴 때 큰 그림을 모른 채 나무만 보면서 기억을 만들어 가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더불어 각각의 기억이 자유롭게 연개 되기도 힘들다.

 책을 보면 앞에 목차가 있다. 혹은 더 잘 정리된 경우는 각 단원의 앞이나 뒤에 그 단원의 개요를 정리한 경우가 있다. 내 경우는 이러한 개요를 따로 복사해 옆에 두고 단원 공부를 해나갔다. 그렇게 하면 머릿속에 지금 공부하는 내용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기본서의 기본서나 써머리 교재들이 있는데 이런 책을 먼저 한 번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책은 4~5권으로 나뉜 넓은 범위의 내용도 한 권 정도로 간략히 정리해놓고 있다. 깊이는 떨어지지만, 큰 그림을 그리기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큰 그림이 그려지고 나면, 안에 들어간 자잘한 내용들이 그 위치까지 잘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그만큼의 시간이 들겠지만, 이 과정만 잘 해낸다면 5번 정도 반복해 읽는 것만으로 10번 이상 반복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 그럼에도 의지!


 마지막 기억법은 의지이다. 우리가 아무리 반복을 해나가고, 익숙하게 만들고, 큰 그림을 그려본다 할지라도, 결국 한 번 더 깊이 있게 읽어보는 의지가 없다면 결국 장기기억을 만드는데 실패한다. 그리고 사실 마지막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도 여기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다 보면, 이 정도 반복했으면 기억할 수 있겠지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런데 사실 본인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정말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불안감이다. 최종적으로 이 지점을 나누는 것이 바로 의지이다. 그리고 이 과정이 가장 귀찮고 힘든 과정이다. 오늘 할 만큼 반복해가며 공부했다고 생각이 들 때, 한 번 더 머릿속에 정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공부가 끝났다면, 눈을 감고 머릿속에 오늘 암기한 내용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은 마지막 과정인 만큼 이미 충분히 지친 뒤일 것이다. 하지만 귀찮아도 꼭 해야 한다. 눈을 감고 오늘의 암기 내용을 딱 한 번만이라도 되새겨주면 이 기억은 매우 강한 장기기억이 된다. 다음에 다시 이것을 머릿속에서 반복할 때 더 짧은 시간이 들고, 내가 이것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암기법의 최종 과정이자 핵심과정이다. 반드시 귀찮더라도 하루 한 번씩만 이 과정을 거쳐서 꼭 합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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