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수도 이러는 거 부끄러워해요.

그 팬덤이 또

by 루모스

지금은 이 업계를 떠난, 그럼에도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 팬덤도 정말 장난 아니구나"


그러면서 우리 회사 홈페이지 내 기자 페이지 '응원' 댓글에 올라온 그 팬덤이 이를 악물고 작성한 악플의 존재를 알려줬다.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까지 해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이런 글을 남겨주셨으니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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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이 언급하는 '허위 기사'는 이들 팬덤 공식 팬카페에 올라왔던 내용을 보도한 거다. 이들은 '쓰레기 제보', '안티'라고 칭하긴 했지만, 그들의 정체는 크게 관심 없고 나는 이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됐다. 확인해 보니 맞았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미주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해당 글 작성자는 내부적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 탈퇴 처리됐다. 이후 다른 가수 커뮤니티에서 '강퇴' 당한 것에 분노했다는 전언이다.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쌈닭'이라고 하고, 조금 더 친해지면 '화가 많다'고 하지만, 내가 파악하는 나는 겁이 많다. 그래서 공격당하기 싫어서, 문제가 생기기 싫어서 더 여러 번 확인 작업을 거친다. 이런 성향은 이 일을 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초년생 때 실수로 문제가 생겼던 부분에 대한 두려움이 자기 검열로 이어진 셈이다.


다행히 내가 확실하게 사실 확인과 검수 과정을 거쳤다면 저런 식의 막무가내 주장과 비하 발언은 크게 타격받지 않는 편이다. 참고로 이들이 보내는 메일이 몇개 눈에 띈 뒤로는 확인도 안 하고 가수 이름 검색해서 삭제 버튼을 누르고 있다. 그 덕분에 그 가수와 관련한 좋은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삭제되기도 하니, 그 팬덤은 어떤 게 유리한 건지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다.


저 가수 팬덤이 이런 식으로 그들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 '허위다', '사실확인을 하지 않았다'라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 글들을 쓰게 된 동기의 8할은 저 팬덤 때문이었다. '무시하자', '대응하지 말자' 수년째 다짐해 온 것들이 '욱'하고 터져 정신을 차리고 보니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었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차마 기사로는 쓸 수 없지만, 혹자들은 '변호사를 소개해주겠다'고도했음에도 차마 그러지 못하지만, 저들의 행동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누구든 알았으면 했다.


웃긴 건 범죄자들의 팬덤이 저렇다. 사회면을 장식했던 그들의 기사를 쓰면 정상적인 판단을 가진 팬이라면 '탈덕'이라는 걸 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거두는 거다. 하지만 사고를 친 후에도 마지막까지 감싸는 팬덤은 저런 무리수로 '우리 애 그런 애 아니다'라고 억지를 부린다.


그런데 그 가수와 배우 등 '문제의' 연예인도, 팬덤의 이런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그들을 위해 대신 싸워준다고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 치맛바람이나 바짓바람을 일으키는 극성 학부모를 부끄러워하는 아이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거다. 그러지 않겠나. 본인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탄받고, 인정하겠지만 팬들이 잘못한 부분 때문에 자신에 대한 반감과 비난이 커진다면 얼마나 원망스럽겠나.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쓰는 내용이 보기 싫다고 '헛소리'라고 비난하면 그들이 사랑하는 가수님, 배우님도 싫어한다. 그걸 꼭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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