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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요 Dec 04. 2020

겨울밤

그저 눈을 기다리는 밤  


갑각류 동물들을 떠올려 보았다. 

오늘 나무 옆에서 주운 깃털이 생각났다. 

옛날 영화를 보겠노라고 흑백 영화를 틀어두고 잠들었다. 

커피를 내리고 마시지 않았다. 

기억이 나질 않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에게 보내려고 편지를 썼다. 

갑작스러운 매연에 눈물이 났다. 

이건 그저 눈이 흘리는 눈물이다. 

마당에 물을 뿌렸다. 

거위가 괙괙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불고 

저 멀리서 눈 냄새가 났다. 

이부자리를 다시 털고 신발 정리를 했다. 

창틀을 닦고 커튼을 빨았다. 

바닥을 닦고 향초를 켰다. 

구들방에 불을 땠다.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을때 

이불은 따뜻해졌고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었다.

꽤 오랫동안 나가지 못할 날씨가 계속될 거다.

잠잠해질 때까지 이 속에서 기다려야지.

나는 일기를 쓰고

편지를 계속해서 쓰며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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